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8일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간 문자 논란으로 공방이 펼쳐지고 있는 여당을 향해 "산적한 현안도, 합의된 국회 일정까지 일방적으로 거부한 집권여당이 친윤·비윤 줄 세우기에 집착하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 여당이냐"고 비판했다.
박 직무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생파탄·국정실패·총선참패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해도 모자랄 판국에 친윤(친윤석열)과 비윤(비윤석열)이라는 한가한 세력다툼으로 줄 세우기를 시작하더니 결국 영부인 이름까지 등장하며 '문자 읽씹'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통령실은 한술 더 떠 '선거활용하지 말라'는 말로 당내 선거개입 의혹에 확신까지 심어주고 있다. 말 그대로 점입가경"이라며 "국정실패를 철저히 반성하는 집권여당의 모습을 보여 달라는 국민 기대와는 정반대 모습만 보이고 있다"고 대통령실도 싸잡아 비판에 나섰다.
이어 "국민의힘은 120만명이 넘는 국민이 왜 대통령 탄핵청원에 동의하는지 헤아리시라"며 "구제불능의 구태정치 대신 혁신과 반성, 개혁과 성찰로 변화하는 전당대회를 보여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은 "대통령실의 대응이 애매했다. 그저 '전당대회에 대통령실은 개입하지 않는다'는 말만 반복 중"이라며 "만약 문자 공개가 김 여사 측에서 이뤄진 것이라면 이것은 여당 전당대회에 개입의도를 갖고 한 것으로 '명백한 당무개입'"이라고 지적했다.
고 최고위원은 "더 큰 걱정은 대한민국 국정시스템의 완벽한 붕괴다. 대통령은 보안 설치가 돼 있지 않은 개인전화로 사방에 전화를 했던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영부인은 사사로이 여당대표와 국정을 논하는 것이 이번에 밝혀지고 있다. 국정농단의 서막을 보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박 직무대행은 국세청장과 방송통신위원장 등 최근 인사에 대해서도 "인사가 만사라는데 윤석열 정부의 인사는 참담하기만 하다"며 "제대로 된 검증 없이 편향된 역사·정치 인식을 갖춘 인사를 지명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국세청장 후보로 지명된 강민수 서울국세청장은 5·18민주화운동을 광주사태로 폄훼하고, 12·12 군사반란은 거사로 미화했다. 전두환씨를 국가의 안정을 내세운 결정을 과감성 있게 발휘했다며 찬양하기도 했다"며 "편향된 역사인식을 갖춘 분이 균형 있게 일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더구나 이해충돌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며 "연매출 8500억원의 기업을 운영하는 처가 일가의 기업에 소속 기관의 기관장인 국세청장 스스로가 셀프로 이해관계를 신고하고 회피·기피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에 대해서는 "스스로 '우파전사'라 칭하며 정치적 편향성 드러냈고, '세월호 참사 단원고 전원구조'라는 오보사태의 주역이자 세월호참사가 북의 공작이라는 글에 찬동했던 사람"이라며 "이태원참사 기획설과 5·18민주화운동 희생자 모욕 글에 동조한 극우인사"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영방송을 아예 극우 유튜버 채널처럼 만들 작정이냐"며 "민당은 대통령의 막무가내식 극우인사 등용에 제동을 걸겠다. 한 점의 의혹도 남김없이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