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빚 점점 늘어나…" 광주지역 요식업계 경영난 '시름'

불황 여파 창업 후 사업 지속하는 자영업자 감소세 뚜렷
손님 줄어든데다 식자재값·인건비·임대료 부담은 늘어

광주 동구 무등산 상가 거리 곳곳에 임대 안내문구가 붙어있다. 김수진 기자

광주 서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업주 부부가 경영난에 시달려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광주지역 요식업 자영업자들도 경영난에 시름하고 있다.

지난 27일 정오쯤 광주 서구 한 음식점. 해당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가 배우자와 함께 자택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두 사람은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A씨는 치료를 받던 도중 숨지고 배우자는 다행히 회복해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들이 발견된 현장에서 경영난을 호소하는 내용이 담긴 글귀가 발견됐다.

해당 음식점 관계자는 "A씨가 경영난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것을 알았다"며 "코로나 이후 요식업계가 더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광주 서구의 비슷한 규모를 가진 식당 모두가 힘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전에는 한 층당 20명씩 여러 층을 운영했지만 최근에는 직원 수를 절반 가까이 줄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며 A씨와 지인인 B씨도 비슷한 경영난을 겪고 있었다.

B씨는 A씨가 최근 들어 경영난에 대한 어려움을 자주 토로했다고 말했다. B씨는 "음식점을 확장하기 위해 공사하는 과정에서도 건설업체와의 분쟁, 주차장 부지 다툼 등이 생겨 대출 빚이 점점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영난 등 여러 가지 상황 속에서 안타까운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씨도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며 경영난을 크게 체감하고 있었다. 그는 "코로나19 상황이 끝났음에도 매출이 30~40% 줄었다"며 "코로나 이후 식사가 끝나면 술을 마시지 않고 일찍 귀가하는 생활 방식으로 많은 사람들이 변화한 거 같다"고 하소연했다.

28일 오후 광주 동구 무등산 상가 거리도 경영난에 신음하는 상인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무등산 상가 거리 상인회장 황정찬씨는 이 지역에서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식당을 운영한다. 황씨는 날이 갈수록 식당 영업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코로나 시기에는 정부의 지원이라도 있었지만 현재는 지원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코로나 시기보다 30% 이상 매출이 떨어졌다"며 "직원을 쓰지 않고 혼자 운영하는 곳도 많고 직원이 필요해도 시간제 알바를 고용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거리에서 닭 요리 전문점을 운영하는 송모씨는 "200명까지 받을 수 있는 공간임에도 하루 내내 30명 정도 오는 수준"이라며 "매출은 40% 정도 떨어지고 재룟값은 2~30% 오른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송씨는 "나가는 비용이 많아지면서 대출을 받다 보니 빚도 늘어나서 언제 다 갚을 수 있을지 고민이다"라고 하소연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음식업과 소매업을 비롯한 광주지역 14개 업종 개인사업자는 모두 24만 8256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6개월 이상 영업중인 사업자는 1만 3361명으로 지난해보다 8.5% 줄었고, 1년 이상의 경우 9.7%, 2년 이상의 경우 0.82% 줄어드는 등 불황으로 인해 창업 후 사업을 지속하는 자영업자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광주시 중소기업의 2월 기준 예금은행 연체율은 2022년 0.35%, 지난해 0.58%에서 올해 0.72%까지 치솟았다.

광주시에서 직원을 쓰지 않고 혼자 근무하는 '고용 없는 자영업자'도 5월 기준 11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달보다 9천 명이 늘었다.

고물가에 식자재 가격까지 오르면서 자영업자들의 폐업도 늘고 있다.

광주지역 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노란우산' 폐업 공제 명목 지급액은 지난 1~4월 149억원 119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2억원 1029건보다 33%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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