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 '다극세계'에 일치한 푸틴·김정은…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서명[박지환의 뉴스톡]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새벽 북한 평양에 도착해 국빈 방문을 시작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우리 나라를 국가방문하는 로씨야련방 대통령 평양 도착,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울라지미르 울라지미로비치 뿌찐동지를 뜨겁게 영접하시였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앵커]
오늘 새벽 예정보다 늦게 평양에 도착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는 등 공식 방문 일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두 정상은 두 시간이 넘는 일대일 회담을 열고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서명했습니다. 미국을 비난하는 목소리를 높이며 독자 진영 강화에 주력하는 모습입니다. 
 
통일부에 김학일 기자가 나가 있습니다. 김 기자,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 어떻게 진행 됐습니까?
 
[기자]
오늘 낮 12시 40분 푸틴 대통령이 묵은 금수산 영빈관에서 개최됐습니다.
 
북한과 러시아 대표단이 배석한 확대 정상회담이 먼저 열렸습니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 말고 북한에서는 6명 러시아에서는 두 배가 넘는 13명의 대표들이 참석했습니다. 
 
북한에서 김덕훈 내각총리 최선희 외무상, 박정천 당중앙군사부위원장, 조용원 조직비서 등 외교 군사 분야 대표들이 배석했습니다. 
 
러시아는 외교 군사만이 아니라 에너지, 교통, 철도, 우주, 보건 등 훨씬 다양한 분야의 대표들이 참석했습니다. 
 
에너지 부총리나 천연자원부 장관, 교통부 장관, 연방우주공사 사장, 철도공사 사장 같은 사람들이 배석한 것입니다. 
 
[앵커]
김 기자, 북한과 러시아에서 배석한 사람들을 보면 정상회담 의제가 연상되지 않습니까.
 
[기자]
일단 두 나라의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문제가 가장 기본적으로 논의됐을 겁니다.
 
냉전시대 자동 군사개입조항까지는 아니지만 푸틴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서로 분리할 수 없는 안전 구조를 반영하는 군사 협력방안이 나올 겁니다. 
 
루블화를 중심으로 하는 결제체계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입니다. 
 
에너지, 우주, 철도, 자원개발, 보건 분야 대표들의 참석을 보면 앞으로 이런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러시아에 북한의 노무 인력을 파견하는 것을 비롯해 다양한 협력이 예상됩니다.
 
두 나라 간에는 오늘 양해각서를 포함해 20여개 문서 채택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김 기자, 이런 모든 협력을 종합하는 것이 바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협정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에서 장기적으로 양국관계의 기초가 될 새로운 기본문서가 오늘 준비되어 있다고 했는데요. 
 
바로 두 나라가 맺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협정을 의미합니다.
 
두 정상은 두 시간이 넘는 일대일 회담을 열고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서명했습니다.
 
우리 정부가 러시아와 맺고 있는 게 이 보다 한 단계 아래인 전략적 협력 동반자 협정입니다. 
 
북·러관계가 우크라이나 전쟁이후 긴밀해진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동반자 협정 중에서도 몇 단계를 뛰어 넘어 이런 협정을 맺을 정도는 아니라는 게 일각의 평가입니다.
 
그만큼 북한과 앞으로 잘 해보겠다는 러시아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는 대목입니다. 
 
임을출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교수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현재의 북·러협력과 교류수준으로는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력이라는 이 이름이 적절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앞으로 더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되어있기 때문에 새로운 법률적 기초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연합뉴스
 
[앵커]
김 기자, 김정은 위원장도 푸틴 대통령의 방북으로 양국 관계가 최고조기를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김 위원장은 오늘 회담에서 과거 구소련 시절의 양국 관계에 대비할 수 없는 최고조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상 최고 전성기에 들어서고 있는 시점"이라고도 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앞으로 어떤 복잡다난한 국제정세 속에서도 러시아와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겠다, 러시아의 모든 정책들을 변함없이 무조건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까지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정책 등에 대한 확고한 지지에 감사하다"고 화답했습니다. 
 
두 정상은 오늘 새벽에 만나 전용차에 동승해 대화를 나누면서 이미 이런 기조를 확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리춘히 북한 아나운서의 방송 내용 들어보시겠습니다.
 
"최고지도자들께서는 이번 상봉을 기화로 조로관계를 두 나라 인민의 공통된 지향과 의지대로 보다 확실하게 승화시키실 의중을 나누었습니다"
 
[앵커]
김 기자, 두 정상 모두 전략적 관계를 중요하게 언급하고 있는데요. 결국 반미 진영을 강화하겠다는 뜻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오늘 회담에서 러시아는 수 십 년 간 미국 그리고 그 위성국의 패권적 정책에 맞서 싸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푸틴 대통령이 북한 방문에 앞서 노동신문에 기고한 글을 보면 상당 부분을 미국 비난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북한 방문을 기회로 반미연대 진영을 구축하고 강화하는데 주력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태영호 전 의원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미국과 서방이 현 시점에 자중해야한다고 강하게 경고하고 있거든요. 북한 방문을 북·러관계로 함축해서 보지 말고 푸틴이 세계적이고 전략적 관계로 가져간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으로 느껴져요"
 
두 정상이 오늘 회담에서 공감한 것이 바로 다극화 세계입니다. 미국 일극의 패권에 대항하는 반미진영 등 다극의 국제질서를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두 정상의 이해가 바로 일치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김 기자, 오늘 푸틴 대통령이 예정보다 늦게 도착했는데 이 얘기도 해볼까요.
 
[기자]
푸틴 대통령은 당초 어제 저녁에 도착 한다는 게 러시아가 밝힌 일정이었습니다. 
 
그러나 날을 넘겨 새벽 2시 40분쯤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예정보다 훨씬 늦게 도착했는데도 김 위원장은 어두운 활주로에 서서 푸틴 대통령이 비행기에서 나올 때까지 기다리며 성의를 다하는 의전을 연출했습니다. 
 
어쨌든 1박 2일 일정이 당일치기 일정이 됐는데요. 
 
일단 앞서 방문한 사하공화국에서 푸틴 대통령이 많은 일정을 소화하다가 출발이 늦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에 대한 주변국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해 일종의 수위조절을 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러시아는 미국, 북한은 주로 중국을 의식하지 않았냐 하는 겁니다. 마침 어제 서울에서는 한국과 중국의 외교 안보대화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하고 있으니까 보안상의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지금까지 통일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