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작년 4월 베이징에서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을 만나 "미국이 중국을 자극해 대만을 공격하도록 하려 한다"고 말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에게 '미국이 중국을 속여 대만을 침공하게 만들려고 시도하지만 그런 미끼에 걸려들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들은 시 주석이 미국과의 분쟁이 발발할 경우 중국이 이뤄낸 많은 것들이 파괴될 것이고 2049년까지 중화민족의 '대부흥'을 이뤄내겠다는 자신의 목표를 이루는데도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내에서는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제공하는 등의 방식으로 중국을 도발해 군사적 대결로 끌어들이려 한다고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올해 초 미국 싱크탱크 아시아 소사이어티 포럼에 참석한 추이톈카이 전 주미 중국대사는 "(중국은) 누군가가 우리를 위해 준비한 함정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익명의 한 중국 학자도 "(미 정치권이) 대만의 독립세력을 적극적으로 부추기고 있다"면서 미국은 이들이 독립선언으로 '레드라인'을 넘으면 중국이 군사행동에 나설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국 전문가 주드 블랑셰트는 "시 주석이 정말로 미국이 대만을 놓고 중국과 분쟁을 벌이는 걸 적극적으로 추구한다고 믿는다면, (올바른 정보가 전달되지 않는) 정보의 진공 상태에 놓였거나 하급자들로부터 잘못된 조언을 받고 있다는 우려가 사실인 셈"이라고 반대 주장을 폈다.
그동안 미국 정부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인정하고 대만 독립을 추구하지 않는면서도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의 일방적인 현상 변경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다만, 친미.독립성향의 라이칭더 신임 대만 총통 취임 이후 약 3억달러 규모의 F-16 전투기 예비 부품 판매를 승인하는 등 미국과 대만간 밀착이 보다 강화되고 있고, 중국은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