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성폭행' 혐의 성신여대 前교수 2심서 1년 늘어 징역 4년

'제자 성폭행' 성신여대 前교수 징역 3년→4년
1심 무죄였던' 피감독자간음 혐의 유죄로 판단
法 "아버지처럼 따르는 관계 이용…비난 가능성 커"


대학생 제자들을 성폭행하거나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교수가 항소심에서 더 높은 형을 받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0부(남성민 부장판사)는 지난 11일 준유사강간·강제추행·피감독자간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前) 성신여대 교수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형량을 1년 늘려 징역 4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함께 5년 동안의 아동청소년·장애인복지기관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제자인 피해자들이 평소 자신을 아버지처럼 존경하고 따르는 친분 관계 등을 이용해 간음하거나 강제추행해 죄질이 나쁘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피해자들은 큰 정신적 충격과 고통, 성적 불쾌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도 피고인은 수사기관부터 이 법정까지 범행을 모두 부인하며 불합리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실형을 선고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1심이 무죄를 선고했던 피감독자간음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에게 피고인은 아버지와 같은 사람으로 인식되는 등 사실상 보호 감독을 받았다는 법률상 평가가 인정된다'며 "자신의 지위로 피해자를 간음했다고 볼 수 있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준유사강간 혐의에 대해서는 1심 유죄 판단을 뒤집고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치 않은 성적 접촉이 인정돼 피고인이 도덕적 비난을 받기에 충분하다"며 "다만 죄형법정주의상 이 혐의가 성립하려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이 인정돼야 하는데 공소사실 기재 일시는 술을 마신 때부터 상당 시간이 지나 항거할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라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A씨가 무죄를 주장했던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마찬가지로 유죄로 판단했다.

A씨는 2017년 1월부터 3월까지 자신이 관리하는 학회 소속 학생들과 함께 술을 마신 뒤 개인 서재에 데려가 입맞춤하는 등의 성추행·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0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이 같은 범행은 2018년 3월 졸업한 피해자가 학교 성윤리위원회에 피해 사실을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학교 측은 A씨를 검찰에 고발하고 징계위원회를 열어 파면 조치했다.

선고에 불복한 A씨가 상고함에 따라 최종 결론은 대법원에서 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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