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일째…세종보 상류 300m 지점선 무슨 일이

김정남 기자

세종시를 가로지르는 금강변에서는 보를 재가동하려는 환경부와, 보를 가동해선 안 된다는 환경단체가 40일 넘게 맞서고 있다.

접점 없는 40여 일 동안 농성장에는 천막을 철거하라는 계고장과, 농성장이 지켜져야 한다는 지지 방문 또한 번갈아 찾아들고 있다.

세종시 한두리교 아래 금강변에는 천막과 텐트가 설치돼있다. 지역의 환경·시민사회단체들이 모인 '보 철거를 위한 금강·낙동강·영산강 시민행동'은 세종보 재가동에 반대하며 지난 4월 30일, 세종보 상류 300m 지점인 이곳에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환경부가 세종보를 다시 가동하려는, 다시 말해 그간 열어놓은 보의 수문을 닫아 물을 가두려는 움직임에 들어가자 서식지가 물에 잠기고 강이 흐르지 못하는 등 금강의 환경이 훼손될 것이라며 농성에 들어간 것이다.

지난해 7월 감사원이 금강·영산강 보 해체·개방 결정에 대해 "국정과제로 설정된 시한에 맞춰 무리하게 마련된 방안"이라는 취지의 감사 결과를 내놓자, 환경부는 곧바로 후속 조치를 발표하며 세종보 운영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세종보는 2012년 완공 이후 약 5년간 닫혀있었고 2018년 1월부터는 수문을 개방한 상태를 유지해왔다.

4월 30일에 시작된 농성이 46일째. 그사이 하천구역에 설치한 천막을 철거해 원상복구하라는 세종시의 계고장이 날아들었고, 농성장이 지켜져야 한다며 지역의 시민단체와 정치권, 종교계의 지지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김정남 기자

13일 농성장을 찾은 민주노총 대전본부와 세종충남본부는 과거 '녹조라떼'로 불린 금강의 모습을 상기시키며, "우리는 수문 개방으로 녹조가 사라지고 자연성이 회복돼 강을 떠났던 생명이 돌아오는 것을 지켜봤으며 더는 강이 파헤쳐지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연대 의사를 밝혔다.

재가동을 위한 공사가 마무리된 가운데, 환경부는 보 재가동 시기를 살피고 있고 세종시는 담수가 이뤄지면 금강변에 수상 레저 공간 조성 등 '세종 비단강 금빛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환경단체는 수중 농성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보 철거를 위한 금강·낙동강·영산강 시민행동'의 임도훈 간사는 "세종보는 4대강 16개 보 가운데 유일하게 개방된 곳이자 장기간 개방을 해 자연성 회복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보"라며, "물 정책을 정치적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대항이며 수문을 닫아도 이 자리를 지키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가 계고장을 통해 고지한 퇴거 기한이었던 지난 10일이 지나면서 시는 환경단체에 대한 경찰 고발을 고심하고 있다. 단체들은 멸종위기종 보호의 주무부처인 환경부가 보 수문 운용으로 멸종위기종의 서식지를 훼손하고 야생생물을 죽음으로 내몰려한다며 한화진 환경부 장관을 경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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