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는 자동차 도시에서 대중교통‧자전거‧보행자 중심의 '걷고 싶은 도시'를 조성한다.
광주광역시는 13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도시설계 전문가인 정석 서울시립대 교수 초청, '걷고 싶은 도시' 특별강연을 개최했다.
'자동차 도시에서 대‧자‧보(대중교통, 자전거, 보행자) 도시로'를 주제로 열린 이날 특강에는 700여 명의 시민과 공직자가 참석해 '걷고 싶은 도시'에 대한 높은 관심과 의지를 보였다.
광주시는 강연에 앞서 정석 교수를 '도시의 회복, 걷고 싶은 길'을 총괄 설계하는 정책자문관으로 위촉했다. 정 교수의 자문을 받아 도시설계에 대한 발상의 전환 등을 통해 광주시 도시재생의 중장기 철학과 비전을 수립할 계획이다.
이날 강연은 '걷고 싶은 길'에 대한 이해와 공감대를 높이기 위해 시민들과 실시간 온라인으로 소통하며 진행됐다. 시민들에게 걷고 싶은 도시의 핵심 키워드를 묻는 질문에 푸른길, 자전거, 접근성, 쾌적함, 편리성, 자연친화, 대자보 도시, 차 없는 거리, 무장애 등 다양한 답변이 나왔다.
정 교수는 강연에서 "도로는 자동차의 주행 공간이자 사람의 보행 공간이며 휴식‧축제의 공간 등으로 다양한 쓰임새가 있다"며 "차량 소통을 위한 도로설계의 관점에서 보행 안전, 편의, 만남과 소통을 위한 도시공간 설계로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어 "같은 사람이 이동하는 데 필요한 공간은 자동차 > 자전거 > 버스 순으로 더 많은 공간이 필요하다"며 "선진국들은 이동의 기본을 대중교통으로 바꾸고 있고, 뉴욕의 타임스퀘어 광장, 파리 전역 zone 30 지정 계획과 상젤리제 거리 정원화 계획 등 대자보의 도시로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시민은 에스토니아처럼 광주시에 대중교통 무료화 정책을 도입할 경우 버스업체와 관계, 재정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 등을 질문했다. 또 차도를 줄이는데 반발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질의했다.
정 교수는 "에스토니아는 대중교통 전국 무료화 이후 1만명 이상의 인구 전입으로 재정 문제를 해소할 수 있었다. 대중교통은 복지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걷고 싶은 길 조성은 성공률이 높고 쉬운 방법부터 시작해 그 결과로 사람들을 설득하는 지혜와 섬세함이 행정에 필요하다"고 답했다.
강연을 들은 시민들은 '폭염‧폭우 등 기상이변으로 정책 필요성에 매우 공감하며, 광주가 꼭 대자보 도시가 되었으면 한다'는 의견과 '광주가 걷고 싶은 길을 적극적으로 조성해 광주다움 통합돌봄처럼 또 하나의 우리나라 선도 모델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 등을 제시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과거 우리나라에서 대구가 가장 더운 도시였으나 지금은 광주도 더운 도시 중 하나가 됐다"며 "광주 기상이변의 가장 큰 원인은 교통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자보 도시, 걷고 싶은 도시를 구현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시의 회복, 걷고 싶은 길' 정책 자문관으로 위촉된 정석 교수는 서울대학교 도시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3년 동안 서울시정개발연구원(현 서울연구원)에서 서울 4대문 안 지역에 대한 '서울 도심부 관리계획', 북촌 한옥마을 가꾸기, 인사동 지키기, 걷고 싶은 도시 설계연구 프로젝트 등을 수행했다. '행복@로컬', '천천히 재생', '도시의 발견' 등의 저서를 출간하는 등 도시재생 분야의 권위 있는 도시설계 전문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