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해외여행족 모시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확산한 비대면 무료 환전 서비스가 도입 취지와 달리 환투기 등에 사용될 우려가 커지면서 한도 제한이 속속 적용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미국 기준금리 관련 지표가 발표되고 금리 전망이 바뀔 때마다 요동치는 데다, 엔화 가치가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환테크 관심이 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전날부터 비대면 환전 합산기준을 월간 3만 달러(약 4천만원)로 제한했다. 합산 기간은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다.
하나은행도 비대면 서비스 '환전지갑'에 월별 3만달러, 연간 10만달러 한도를 이달 중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이들 은행은 하루 한도는 1만달러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달부터 '환전주머니'에 역시 월간 3만달러, 연간 10만달러를, 국민은행도 지난달 20일부터 비대면 환전 서비스에 월간 3만 달러 한도를 적용했다.
4대 시중은행 모두 비대면 환전의 월간·연간 한도로 빗장을 걸고 나선 것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해외여행 환전 편의 등의 목적으로 도입된 취지와 달리 초단타 환투기 등에 사용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최근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환율 수수료가 없다 보니 하루에도 여러 번 사고팔면서 차익을 노려 환전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초 무료 환전 서비스 도입의 포문을 연 토스뱅크도 외화통장의 월 거래한도가 기존 30만달러(약 4억원 상당)에서 지난 4월 축소했다. 일 입금한도도 1천만원으로 제한했다.
토스뱅크는 당시 외화 서비스 출시 이후 다빈도 거래 고객들이 환차손 및 이상 거래 리스크에 노출되자 이를 제한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한편, 7~8월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금융사들의 무료 환전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하나금융의 모바일 환전 해외여행 서비스 '트래블로그'는 이달 초 가입자 수가 500만명을 돌파했고, 신한은행의 '신한 SOL트래블 체크카드'는 지난달 말 70만장을 돌파했다.
KB국민은 지난 4월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를, 우리금융은 전날 '위비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하며 해외여행 특화 카드 경쟁에 뛰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