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확정에 촛불 든 의사들 "한국의료 사망"…투쟁 예고

임현택 의협회장 "정부, 의료현장 말 무시"
총파업 선언은 없었지만…
"잘못된 길 인도자들 끌어내리는 선봉에 설 것"

의사협회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정부 한국 의료 사망선고 촛불집회에서 참석자들이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의대 증원을 규탄하고 있다. 나채영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가 30일 정부 주도로 내년도 의대 입학 정원 증원이 확정되자 촛불 집회를 열어 강하게 반발했다. 이 자리에서 일각에서 예상했던 총파업 선언은 나오지 않았지만, 임현택 의협 회장은 대정부 투쟁을 이어갈 것을 예고했다.

의협은 이날 오후 9시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대한민국 정부 한국 의료 사망선고' 촛불 집회를 열었다. 임 회장은 개회사에서 "정부는 의료현장의 말을 무시한 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군부 독재를 방불케하는 일방통행과 폭압적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정부는 14만 의료 전문가 단체의 대표인 저를 잡범 취급을 하며 고발했다"며 "사직한 전공의들을 파렴치한 범죄자 취급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치 시대 게슈타포나 했던 짓"이라고 비난했다.

임 회장은 "만약 정부가 지금이라도 잘못된 길로 가는 걸 바로잡지 않고 계속 나라 망하는 길로 가겠다면 의사들은 시민들과 함께 국가를 잘못된 길로 인도하고 있는 자들을 끌어내리는 일의 선봉에 서겠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집회에 참석한 이들은 한 손에는 '무너진 의료정책 국민도 의사도 희망 없다', '국민건강 사망·의학교육 사망'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다른 손에는 촛불을 들었다. '한국의료사망', '보건복지부 사망'이라는 문구가 적힌 검은색 마스크를 쓴 채 대통령 탄핵 구호를 외치는 이들도 있었다.
 
이날 의협 서울·경기·인천 집회에는 오후 9시 50분 기준 경찰 추산 2천명이 모였다. 반면 주최 측은 의사와 의대생, 일반시민 등 5천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서울 외에도 부산과 대구, 광주, 전주, 대전 등에서도 촛불집회가 열렸다.
 
한편 정부는 이날 각 의대의 '수시·정시 모집 비율 및 지역인재전형 비율' 등이 포함된 '2025학년도 대입전형시행계획 주요 사항'을 발표했다. 이로써 2025학년도 39개 의대(의전원인 차의과대 미포함) 정원은 올해 3113명보다 1497명 늘어난 4610명으로 확정됐다. 각 대학이 31일까지 내년 모집요강을 누리집에 공개하면 의대 증원 절차는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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