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시의회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이 박경귀 아산시장의 해외출장을 놓고 '꼼수용 해외연수'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박 시장측은 온천 관광분야 교류와 평생교육 정책 발굴 등을 위해 예정돼 있던 일정이라고 일축했다.
16일 아산시의회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에 따르면 박 시장은 오는 21일부터 일본을 방문한 뒤 25일 핀란드와 에스토니아 등 북유럽 해외 출장을 떠난다.
이에 앞서 박 시장은 지난 2일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심에서 해외출장을 위해 재판기일 조정을 재판부에 요청해 받아들여졌다.
박 시장은 지난 지방선거를 앞둔 2022년 5월 상대후보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오세현 전 아산시장에 대해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하는 보도자료 등을 배포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됐다.
박 시장의 혐의에 대해 1심과 2심에서는 모두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지만 대법원에서 재판과정상 문제가 있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환송했다.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박 시장의 이번 해외출장이 파기환송심 재판 기일을 늦추려는 꼼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재판 결과에 따라 39만 시민을 이끄는 시장이 공석이 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미 아산시의 행정은 크나큰 혼란을 겪고 있는데 연수를 가기 위한 박 시장의 변명은 초라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박 시장의 이번 해외연수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은 "박 시장은 상호문화도시 사업차 일본 하마마츠시에 방문한다고 하는데 유럽평의회가 진행한 상호문화도시 지수 평가에서 안산시는 80점을 받은 반면, 일본 하마마츠시는 50점대에 머물고 있다"며 "국내에 좋은 사례가 있는데 굳이 일본까지 갈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박 시장은 충남을 대표해서 북유럽 출장을 간다고 하지만 외부의 별도 요청이나 초청이 있던 것은 아니다"라며 "박 시장 본인이 연수를 자발적으로 신청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박 시장이 떳떳하다면, 재판에 성실하게 임한 뒤 남은 임기동안 행정공백을 수습하면 된다"면서 "이렇게 재판을 미루는 것은 본인이 떳떳하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측은 재판 전 이미 예정된 일정이라며 회피용 해외출장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 일본 방문은 상호문화도시 지정과 온천, 관광 분야 교류를 위해, 북유럽 출장은 교육 선진국의 평생교육과 시민교육 정책 등을 발굴하기 위한 출장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