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만료 전 유럽 출장 떠나는 연금특위…"합의해올 것"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주호영 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임기 종료를 20여 일 남기고 유럽 출장을 떠난다. 직접 해외 연금개혁 사례를 둘러보고 막판까지 합의안을 도출해보겠다는 것이 출장의 명분인데, 임기 말 해외 출장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6일 연금특위에 따르면 주호영 특위 위원장과 여야 간사인 국민의힘 유경준·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은 오는 8일부터 5박7일 일정으로 영국과 스웨덴 등 유럽 국가들을 방문할 예정이다. 출장엔  보건복지부 이기일 제1차관과 김용하·김연명 공동 민간자문위원장 등도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유럽의 연금 전문가들을 만나 연금제도 현황과 연혁을 듣고, 이를 바탕으로 국회 차원의 국민연금 개혁 논의에 막판 속도를 내겠단 각오다. 과거 보수당·노동당이 번갈아 집권하며 복잡한 연금제도가 생긴 영국에선 정치가 연금제도에 주는 영향과 2000년대 초반 노동당 정부의 연금 개혁 과정을 살펴본다. 스웨덴에선 개인이 부담한 보험료에 일정 수준의 이자를 추가한 금액을 연금으로 보장받는 '확정기여형(DC) 연금제도'의 효과와 운용 방식을 보고받겠단 계획이다.

관련해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위원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합의 내용을) 굳히기 하려고 가는 것"이라며 "해외 출장은 무조건 합의, 타협하라는 압박 수단"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간사 김성주 의원도 "지난 주말부터 계속 집중적으로 협의를 하면서 가닥이 잡히고 있다"며 "직접 외국에서 현실을 보고 결정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앞서 연금특위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시민대표단 다수(56%)가 보험료율을 기존 9%에서 13%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을 40%→50%로 올리는 '소득보장안'을 택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를 두고 야당은 환영의 뜻을 표했지만 여당은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이에 연금특위는 이번 출장에서 합의안을 도출하고, 귀국 후 여야 원내지도부에 이를 보고해 최종 협상을 시도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연금개혁에 대해 합의하면 '원포인트'로라도 본회의를 열어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소득보장안과 재정안정안에 대한 여야 간 간극이 여전히 크고, '채상병 특검법' 등으로 인한 여야 대치로 5월 추가 본회의 개의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연금개혁안이 21대 국회 문턱을 최종적으로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출장이 실무적인 효과를 담보하지 못한 채, 특위 임기가 다 돼가니 다녀오는 의례적인 행사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직·간접적인 자료를 통해 널리 알려진 외국의 사례를 시찰한다고 해서 그 동안 지속돼 온 이견이 하루 아침에 좁혀질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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