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싸우는 이란, 이슬람 아랍 민족도 아닌데 왜 선두에 섰을까[고수열쩐]



한 때는 사이 좋았던 이란과 이스라엘, 언제·무엇 때문에 앙숙이 됐나


▶김광석> 최근 보복공격을 주고받으며 중동 지역 혼란을 끌어올린 간 이스라엘과 이란, 역사적으로는 나쁜 관계가 아니었다면서요?

▶이권형> 이란에서 이슬람 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나쁜 관계가 아니었어요. 오히려 팔레비 왕조에서는 프렌들리하다라는 정도까지 됐었는데요. 이슬람 혁명으로 이란에 호메이니 정부가 출범하고 이스라엘에 대해 시온주의자 정권이라며 반대를 많이 했죠. 이란은 또 레바논의 헤즈볼라라든지 하마스를 지원하는 입장이었습니다. 그것이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안보 위협으로 다가왔고요. 그 이후에는 이란이 핵 개발한다는 의혹이 생기면서 이스라엘에게는 안보 위협이 되다 보니 이란과 이스라엘과의 사이가 굉장히 적대적으로 변했죠.

▶정재욱> 근본적으로 중동의 갈등은 '이스라엘과 아랍의 갈등'이었거든요. 이란은 원래 아랍 민족이 아니기 때문에 한 발 떨어져 있었고 중동에서의 핵심 갈등은 아랍 대 이스라엘 갈등이었죠. 그러다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이 이슬람 국가화되면서 종교 간 갈등에 들어가게 된 거죠. 지금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문제가 장기화되면서 많은 아랍 국가, 가자지구와 좀 가까이에 있는 아랍 국가들은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반면 이란은 이슬람 종주국으로 뭔가 인정받기 위한 선명성 경쟁을 나섰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권형> 그동안에는 아랍 국가와 이스라엘 관계, 그 간의 분쟁 속에서 중동에 긴장이 생겼다고 하면 그다음서부터는 주로 이란 등 시아파 국가와 사우디 등 수니파 국가의 갈등으로 전선이 변했고 서로 경쟁을 하고 있었죠. 최근 사우디와 이스라엘이 외교를 정상화한다, 협력을 한다 이런 얘기가 나오니까 이란 입장에서는 중동 내 패권이 손상되는 측면이 생기게 된거죠. 특히 이란은 팔레스타인 문제를 크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압박받는 사람들을 이스라엘로부터 해방시켜야 된다는 거져. 그런데 만약 사우디와 이스라엘이 수교를 하면 팔레스타인 문제는 지나간 것처럼 되니까 이란 입장에서는 묵과할 수 없다, 이런 입장인 겁니다.

'같은 편' 이스라엘 통제 못하는 미국, 안하는 건가 못하는 건가 


▶정재욱> 미국이 원하는 건 미국이 개입할 필요가 없는 상황입니다. 과거에 중동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원유를 공급하는 지역이었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이 원유 공급선을 지키기 위해서 미군이 중동에 주둔을 했었고 그게 2천년대 초반까지 이어져 옵니다. 2천년대 들어서 미국에서도 이제 소위 셰일 혁명이라는 새로운 어떤 공법을 가지고 미국에서도 엄청나게 많은 석유를 생산하고 있거든요
그러면서 어느 정도는 미국 입장에서는 과거와 이해관계가 조금 달라진 거죠. 그렇다고 해서 이 지역에서 무조건 발을 뺄 수가 없는 게, 이스라엘은 대표적인 친미 국가인데 안보위협이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여기에 사우디라든가 기존의 전통적인 친미 국가들을 묶어내 이란과 경쟁을 하기도 했었고요.

▶이권형> 전체적으로 봤을 때 미국의 이해관계나 이스라엘의 이해관계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이란의 패권을 좀 자제시켜야 되는 것이고요. 그 다음에 석유 이권과 관련된 이해관계를 서로 유지를 해야 되는 그런 관계에 있다고 봐요. 그런데 이스라엘이 최근 휴전하라는 요구를 비롯해 미국의 말을 안듣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이스라엘의 국내 정치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가 연정 내각을 하고 있는데 그중에 중요한 부분이 극우파입니다. 극우파의 입장은 그동안 오슬로 협정(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2국가 해법에 기반한 평화협정)도 폐기를 해야 하고, 인질 석방 문제에 대해서도 석방하는 것보다 하마스를 궤멸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요. 이란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네타냐후가 우파
정치인이긴 하지만 극우세력이 원하는 정책을 취하지 않을 수가 없거든요. 그렇다 보니까 바이든 입장에서는 민간인 희생을 최소화해야 되고, 빨리 전쟁을 끝내야 되는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국내 정치 입장에서는 하마스를 좀 더 근본적으로 괴멸시켜야 된다라는 것이 있죠. 또 북쪽의 헤즈볼라의 안보 위협을 완전히 없애야 된다 그런 입장이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큰 틀에서는 동일하지만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부분적인 전술적인 차원에서는 미국과 마찰을 빚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권형> 네타냐후 총리는 국내 정치 때문에 전쟁을 장기화해야 되는데, 물질적인 수단이 있어야 되는데 가장 큰 것이 바로 미국의 지원이거든요. 미국이 만약 군사무기를 제공하지 않는다든지 하면 이스라엘로서는 전쟁을 더 끌고 가고 싶어도 끌고 갈 수 없는 문제입니다. 이스라엘이 시리아에 위치한 이란 영사관을 공격한 것도 그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중동의 전쟁 자체가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와 이스라엘로만 끝나게 된다고 하면 미국의 개입을 더 바랄 수가 없거든요. 여기서 이란을 좀 더 끌어들여서 좀 더 큰 규모로 만들고 미국의 지원을 좀 더 용이하게 받을 수 있어서 공격한 이유도 있다고 보고요. 그런데 미국의 입장에서는, 바이든 입장에서는 대선을 앞둔 상태에서 이스라엘을 멀리하게 되면 대선에서 점 더 멀어지는 것이거든요. 대표적으로 미국 내 이스라엘 우호 세력의 표를 잃어서는 안되니까 바이든 입장에서는 지원을 할 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고요. 네타냐후 입장에서는 미국의 지원이 절실하고 바이든 입장에서도 이스라엘이 계속해서 승전을 해야만 대선에 유리한 것이기 때문에 그런 관계가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이다라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중동 정세 불안이 유가에 미치는 영향, 예상 보다 작아 


▶정재욱> 오바마 정부 때는 이란과의 핵협상을 타결시키면서 최소한 중동에서는 더 이상 전쟁이 없도록 하는 것이 미국의 구상이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중동에서 지정학적인 문제가 생겼을 때
가장 큰 경제적인 문제는 바로 유가 문제입니다. 최근에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후에 유가가 굉장히 많이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을 했었고, 또 이스라엘과 이란이 서로 상호 공격이 있었을 때에도 유가가 많이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을 했었는데 지금까지 추이를 보게 되면 그다지 많이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계속 유지가 돼 있는 상태고 오히려 유가 조정이라고 하는 것은 글로벌 수급 문제, 즉 어디서 공급을 하고 어디서 수요를 하는 것인가 그 문제에 의해서 많이 결정이 됐거든요. 그 말은 군사적 긴장이 어느 정도 완화가 되면 세계 경제 차원에서는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다라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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