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는 두 달 간 진행될 주민 간담회 형식의 상생토크 첫 장소로 원도심을 정했다. 1990년대 순천의 '명동' 이라 불릴 만큼 인기가 많았지만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원도심을 살려보자는 취지다.
따가운 햇볕에도 불구하고 광장 한가운데 많은 시민들이 모였다.
백운석 미래산업국장은 먼저 원도심 사업에 대한 순천시의 구상을 밝혔다.
순천시는 2025년 완공 예정인 신청사와 시너지가 날 수 있도록 주변을 시민광장으로 조성하고, 옥천변 정비 사업, 애니메이션 제작기지 조성 등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백 국장은 "시는 원도심을 살리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계속 비용만 투자해서 원도심을 살리는 것이 정당한 방법인지 고민해봐야 한다"며 "제2의 정원박람회를 유치한다는 생각으로 원도심 활성화에 나설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들의 의견을 듣는 시간이 마련됐다. 원도심에서 살고 있거나 활동 중인 시민 20여 명이 그간 고민해 온 생각들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먼저 최두례 원도심상인연합회장은 성동 주차장 유료화와 포토존 설치를 요구했다.
최 회장은 "원도심에 위치한 성동 주차장이 주말에 무료로 운영되면서 정작 원도심을 찾은 이용객들은 이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주차장 주말 유료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젊은이들이 사진을 찍어 SNS에 홍보할 수 있도록 포토존을 설치해 달라고 주문했다.
향동 금꽃마켓상인회 손문숙 회장은 "상인들이 회비를 걷어서 문화의거리를 홍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자생도 좋지만 시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상권이 문화의거리에서 옥리단길, 저전길로 옮겨갈 수 있다"며 "문화의거리가 있는 향동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권 씨는 "순천에는 20~30대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한 골목이 없어 조례호수공원, 오천지구, 신대지구를 찾고 있다"며 "청춘창고에서 인큐베이팅을 받은 청년들이 이후 원도심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 연계 방안을 마련해 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어 "원도심은 프랜차이즈보다 창업가 개개인의 개성이 드러나는 것이 중요하다"며 "동시다발적으로 청년을 유입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장천동에서 온 조창영씨는 원도심 빈집 실태를 파악하고 보존 가치에 따라서 시에서 매입해 공원이나 도시 텃밭으로 이용해도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중앙상인회 소속 김미진 씨는 "공실 중 규모가 큰 공간은 농협 체험장으로 운영하는 방안이 있다"며 "수경 재배 등을 연구해서 학생들이 체험학습 올 수 있는 곳으로 운영해도 좋겠다"고 말했다.
순천시는 이날 나온 의견들에 대해 내부 논의를 통해 실행 가능성 여부를 검토하고 반영할 방침이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지난해 2023정원박람회에 천 만 명의 관광객이 순천을 찾았지만 원도심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고민되는 부분이다"며 "원도심 활성화 방안을 놓고 물과 기름처럼 지자체와 주민 간의견이 다르다면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 해답을 찾기 위해서 이 자리를 마련했다. 주신 의견을 취합해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순천상생토크는 오는 6월까지 청년, 노인, 농민 등 계층과의 만남, 읍면지역 시민과의 대화 등 총 15회로 진행될 예정이다. 기존에는 24개 읍면동을 순회하며 주민 건의사항을 듣고 답하는 방식이었다면, 올해는 시민 소통 강화를 위해 정책현안별, 계층별, 권역별 소통으로 완전히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