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도시철도 2호선 공사현장 화재…140여 명 대피(종합)

용접 작업 중 불꽃이 방수보호재에 튀면서 화재 발생
소화기 초기 진압 실패…건조사·물통 등 다른 소화 물품 비치 안 돼
최대 11m까지 튀는 용접 불티…석유류 방수보호재 적치

2일 광주 남구 봉선동 도시철도 2호선 공사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광주 남구청 제공

광주 도시철도 공사현장에서 화재가 나 100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2일 광주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40분쯤 광주 남구 봉선동 2호선 도시철도 공사현장에서 유독가스가 대량으로 배출되는 등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화재는 안전관리자 1명을 포함해 작업자 4명이 지상에서 산소절단기를 사용해 복공판 용접 작업을 하던 중 용접 불꽃이 인근 지하 7~8m 아래로 튀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지하에는 20~30㎏ 석유류 방수보호재가 적치돼 있었다. 방수보호재에 불꽃이 옮겨 붙으면서 방수보호재 대부분이 소실됐다.
 
석유류 방수보호재 특성상 불꽃이 붙으면 대량의 유독가스가 배출된다. 이날 화재 현장에도 유독가스가 대량으로 배출되면서 일대가 검은 연기로 가득 차 교통 정체가 빚어지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화재가 발생하면서 인근에 있던 작업자 140여 명이 대피했다.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해 소방인력 227명과 장비 47대를 동원해 화재 발생 1시간 만에 연기를 잡았다.
 
또 유독가스가 대량 발생해 관을 통해 연기를 배출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2일 광주 남구 봉선동 도시철도 2호선 공사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광주 남구청 제공

당시 용접 작업을 하는 지상에는 소화기 3대가 배치돼 있었지만, 화재가 발생한 지하 지점과 거리가 멀어 소화기로 진압하는 데 어려움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환기가 원활하지 않는 지하 현장 특성상 유독가스 발생에 따른 질식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안전 지침은 권고 수준에 그치고 있다.
 
또 산업안전공단이 발표한 용접 작업 안전 수칙상으로 용접작업 장소에는 1000ℓ 물이 담긴 물통과 불연성 포, 마른 모래 등 건조사와 소화기가 비치돼 있어야 한다. 하지만 소화기 외에 공사현장 인근에 다른 소화 물품은 비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산업안전공단에 따르면 용접 작업 중 발화되는 불티는 최대 11m까지 튈 수 있어 인근에 가열성 물질이 제거돼야 함에도 지하에 석유류 방수보호재가 그대로 적치됐다.
 
공사현장 관계자는 "오전에도 화재 관련 안전교육을 진행했으며 지상에는 소화기를 비치해두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용접 작업에 앞서 방수보호재 등 가연성 물품을 미리 옮겨 놓도록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광주 곳곳에서 도시철도 2호선 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지하 현장에 대한 안전관리 강화가 시급하다. 
 
광주대 송창영 방재안전학과 교수는 "지하 같은 경우에는 폐쇄성이 높아 질식사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인 안전 조치들이 이뤄졌어야 했는데 이번 상황은 안전불감증"이라면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다행이지만 광주고용노동청이나 국토교통부와 상의해 소화 물품 비치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전보건공단 공식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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