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실패로 끝난 제25회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를 두고 세계스카우트연맹이 "한국 정부의 많은 자금으로 인해 한국 스카우트 연맹이 배제됐다"며 파행의 책임을 한국 정부로 돌렸다.
대회 초기 가장 기본적인 화장실 청소도 하지 못했던 스카우트 연맹이 책임을 회피한 것인데, "연맹의 분석은 객관적이지 않으며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스카우트연맹은 보고서를 통해 "한국 정부가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결과로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의 실질적 주최자가 됐다"며 "이는 기존의 행사 조직 과제를 악화시키고 다수의 구조적, 조정상의 어려움을 야기했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여기에 더해 연맹은 "대회를 담당하는 정부와 담당자가 매년 교체됐다"며 "지원을 강화하는 정상적인 관계가 마련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부연했다.
또 "세계스카우트연맹과 한국 스카우트 연맹 간의 협약은 명확성이 부족했다"며 "구속력 있는 이정표와 명확한 이행 합의가 없었고, 책임 기관이 이를 집행할 적절한 권한도 부여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8월 있었던 새만금 잼버리는 대회 초기부터 한국 스카우트 연맹과 조직위의 준비 부실로 시름시름 앓고 있었다. 자체적인 관리를 주창했던 스카우트 연맹의 운영은 조직적이지 못했다. 가히 무정부 상태로 운영됐다.
교통 정리 문제로 스카우트 연맹과 전북경찰청 관계자들이 현장에서 다투는 일도 있었으며, 가장 기본적인 샤워부스와 화장실 청소도 이뤄지지 않았다. 얼음물도 적절히 공급되지 못했다.
"자체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던 한국 스카우트 연맹의 자신감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현장에서 펼쳐졌다. 현장에서는 세계스카우트연맹의 간섭 때문에 청소년 대원들을 위한 지원이 적절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여러 시급한 문제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한국 정부는 긴급하게 예산을 편성하고 대기업의 지원을 받아 화장실과 샤워부스 등 기초 시설을 공급했다. 여러 민간단체도 자발적으로 나서 얼음물을 공급했다.
이처럼 취재진이 본 현장의 흐름과는 달리 세계스카우트연맹은 한국 정부의 과도한 자금 투입을 잼버리 파행의 원인으로 꼽았다.
당시 현장을 지켰던 전북도청의 관계자는 "(연맹의 보고서가) 부적절한 것 같다"며 "본인 기관의 입장에서 평가한 것 자체가 객관적인 평가라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연맹이 주체가 됐던 행사를 스스로 평가해서 다른 정부 탓으로 돌리는 것 자체가 객관적인 평가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던 한국 스카우트 연맹의 행태를 보면서 이대로 가다간 큰 사고가 날 것 같았다"며 "정부 개입 이후 상황이 호전됐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조직위에서 여러 시설 등 미비한 부분이 있어 잘못된 게 있었다"면서도 "그럼에도 각각 맡은 역할이 있는데, 스카우트 연맹의 운영 요원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감사원은 새만금 잼버리 대회의 추진 실태의 전반을 점검하기 위해 여성가족부와 전북특별자치도, 한국 스카우트 연맹 등 11개 기관을 대상으로 감사에 착수했다. 현재 의견수렴 단계로 조만간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