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지났지만 여전히 먹먹"…세월호 참사 10주기 앞두고 추모 열기 고조

세월호 참사 10주기 하루 앞둔 진도 팽목항·목포 신항 추모객 발길 이어져
16일 당일에는 선상추모식·10주기 목포기억식 개최
전국 각지에서도 세월호 10주기 추모 행사 열려

15일 오후 진도 팽목항 빨간 등대. 박성은 기자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두고 전남 진도 팽목항과 목포 신항에는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등 추모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하루 앞둔 진도 팽목항에는 참사를 잊지 않겠다는 내용의 현수막과 노란 리본이 빼곡하게 걸려있다.
 
방파제를 따라 세월호 참사를 상징하는 리본이 크게 새겨진 빨간 등대까지는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메시지가 그림 형식의 타일에 그려져 있었다. 추모객들은 등대로 이어지는 추모의 길을 걸으며 희생자들을 위로했다.
 
추모객들은 10년 전 참사를 떠올리며 애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대부분의 추모객들이 현수막과 그림 타일 등을 읽으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팽목항 인근에 마련된 세월호 기억관에도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져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이날 오후 4시 기억관에서 희생자들을 기리는 기도예배 행사가 이어지기도 했다.
 
광주에서 온 박서혜(45)씨는 "아이들도 학교에서 세월호에 대해서 배우는데 직접 와서 보면 마음이 또 다를 것 같아서 데리고 왔다"며 "두 번째 방문인데 마음이 아프다. 남의 아이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도 이렇게 마음이 아픈데 내 아이면 어떨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전남 목포에서 온 곽정미(50)씨는 "아이들 셋을 키우는 상황에서 당시 아이들이 비슷한 나이였다 보니 여기 와서 더 많은 생각이 든다"면서 "명백한 진상조사를 통해 여기 있는 아이들의 억울함이 풀렸으면 한다"고 밝혔다.
 
15일 진도 팽목항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조형물. 박성은 기자

광주전남지역 이외 타지역에서도 추모하기 위해 진도를 찾은 발길이 이어졌다.
 
경기도 동탄에서 온 우정우·설은진(68) 부부는 "똑같은 부모의 마음으로 만약 자녀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하면 살아갈 수 있겠냐"면서 "국민들이 희생되고 희생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지만 안전이 개선될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부부는 "여기 오니까 막막한 마음이 들어서 유가족들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세월호 선체가 있는 목포 신항에도 전국 각지에서 온 추모객들의 애도 행렬이 이어졌다. 선체 앞에 세워진 초록색 펜스에는 빛바랜 노란색 리본들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15일 전남 목포 신항만 노란 리본 뒤로 세월호 선체 모습. 박성은 기자

리본들 뒤로 10년의 세월을 증명하듯 녹이 한껏 슨 세월호 선체가 자리하고 있었다. 목포 신항을 찾은 추모객들은 가만히 서서 선체를 바라보며 묵념을 하기도 했다.
 
참사 당일인 16일 진도 사고 해역에서는 유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한 선상추모식이 열린다. 이날 오후 선상추모식을 마친 유가족들이 세월호 선체가 거치된 목포 신항만에 내리면 10주기 목포기억식이 개최된다.
 
세월호잊지않기목포지역협의회 최응재 집행위원장은 "세월호 목포 기억식이라는 것은 희생자들이 마지막을 접했던 그 선체가 보존돼 있는 목포 신항에서 진행되는 행사"라면서 "그날의 아픔을 같이 되새기고 다시는 이런 사회적 참사들이 재발되지 않게끔 서로 다짐을 하는 그런 의미로 매년 4월 16일 세월호가 거치돼 있는 목포 신항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행사 취지를 밝혔다.
 
또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와 인천 세월호 희생자 추모관 등 전국 각지에서도 16일 세월호 10주기 추모 행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15일 진도 팽목항 노란 깃발. 박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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