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역에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저학년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한 초등학교 설립이 추진된다.
학령인구 감소와 도농 불균형 심화 등 변화한 교육환경을 충족할 새로운 학교 모델이 될 수 있을지 성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충청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저학년만을 대상으로 한 초등학교 설립 방안은 교육발전특구 사업의 일환으로 제시됐다.
비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교육발전특구는 교육청과 지자체 등 지역이 주체가 돼 인재 양성과 정주를 지원하는 것으로, 지역 공교육을 혁신해 지역에 머물 인재를 키워내겠다는 취지의 사업이다.
도내에서는 6개 시군이 정부 공모에 시범지역으로 선정됐는데, 저학년 초등학교는 '다양한 배움과 늘봄시스템을 통한 지속가능한 교육생태계 활성화'를 비전으로 옥천군과 옥천교육지원청이 제시한 사업 가운데 하나다.
학교 설립이 고려되는 장소는 기찻길로 동서가 단절돼 교육 생활권에서 소외된 옥천군 옥천읍 금구리 옥천역의 서쪽 지역이다.
군과 교육지원청은 이 곳에 돌봄이 중점적으로 필요한 시기인 유아와 초등학교 1~3학년 어린이들을 수용할 유치원과 학교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학교에는 지역 노인들을 위한 문화 복지 시설과 함께 보건지소도 함께 조성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저학년 초등학교는 그동안 우리나라에는 없던 새로운 학교 유형으로, 구상이 성사되면 작게는 철도로 단절된 교육 생활권을 개선하고 크게는 저출생, 초고령화로 생기를 잃은 농촌지역에 최적화된 새로운 학교 모델로 기능할 것으로 지자체와 교육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 학교가 성공적으로 운영될 경우 농촌과 다르지 않게 학령인구 감소와 노인인구 증가를 경험하는 도시지역에도 유휴 교육재산을 활용해 이 모델을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지금까지는 아이디어 수준의 단계로, 학생들의 3학년 이후 교육과정에 대한 방안 마련과 학생 교육시설 외 함께 조성하려는 공간의 성격을 구체화하는 작업, 여론 수렴 등 가야 할 길이 먼 상황이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현행법상 학교 설립에 장애가 되는 요인은 없다"며 "하지만 전에 없던 새로운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이다 보니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말했다.
군과 교육지원청은 상반기 안으로 보다 구체화된 세부계획을 수립해 교육부에 제출할 계획으로, 이후 연구 용역과 교육부 컨설팅 등 학교 설립을 위한 작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한편, 교육부와 지방시대위원회가 선정한 교육발전특구 1차 시범지역에 도내에서는 충주시와 제천시, 충북 혁신도시가 걸쳐 조성돼 함께 응모한 진천·음성군, 괴산군과 옥천군이 포함됐다.
시범지역은 3년 시범운영 후 평가를 거쳐 정식 지정 여부가 결정되는 선도지역과 매년 강화된 성과관리를 받는 관리지역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충주시와 진천군, 음성군이 선도지역으로, 제천시와 괴산군, 옥천군이 관리지역으로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 지정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