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최근 강화되고 있는 미국의 대(對)중국 기술 통제와 관련한 맞대응 조치인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 등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올해 초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 등 3대 국영 이통사에 장비를 점검하고 외국산 CPU(중앙처리장치)를 교체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국영 이통사에 사용중인 네트워크에서 중국산이 아닌 반도체가 얼마나 보급돼 있는지 검사하고, 이를 교체할 일정 초안을 작성하라고 명령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 이통사들은 오는 2027년까지 네트워크의 핵심인 외국산 CPU를 단계적으로 폐기해야하는데, 이는 미국의 거대 반도체 기업인 인텍과 AMD에 타격을 줄 수 밖에 없다.
앞서 중국 이통사들은 클라우드 컴퓨팅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데이터센터를 늘리면서 인텔과 AMD의 서버용 CPU를 대량 구매해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추산에 따르면 올해 서버용 CPU 시장 점유율은 인텔이 71%였고, AMD가 23%로 그 뒤를 이었다. 중국은 인텔의 가장 큰 시장으로 지난해 매출의 27%를 차지했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의 이같은 조치는 과거에 비해 중국산 칩의 품질이 향상됐고, 성능이 보다 안정적이 됐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산 통신 장비를 금지했으며, AMD와 엔비디아 등 미국의 반도체 업체들이 고급 인공지능(AI) 칩 등을 중국에 판매하는 것을 막아왔다.
한편 중국 당국의 미국산 칩 규제 소식에 이날 오후 3시 현재 인텔과 AMD의 주가는 장중 각각 5% 가까이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