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에코델타시티 부지에 발암물질 '다이옥신' 검출…정화 방식도 논란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3단계 부지 2개 지점
다이옥신 오염토 발견…최고 오염농도 기준치 3.6배 초과
과거 고물상 부지…폐기물 소각 과정에서 토양 축적 추정
수자원공사, 오염토 외부 반출 정화 추진…2차 오염 우려 제기

부산 에코델타시티 조감도. 한국수자원공사 부산EDC사업단 제공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토양에서 맹독성 발암물질로 분류되는 다이옥신이 기준치 4배 가까이 검출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수자원공사는 급히 정화 작업에 나섰지만, 오염된 토양을 외부로 반출하는 방식을 두고도 안정성 논란이 이어진다.

5일 한국수자원공사와 지역 환경단체 등에 따르면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조성사업 3단계 사업부지 2개 지점에서 다이옥신에 오염된 토양이 발견됐다.
 
최고 오염농도는 1239pg-TEQ/g(피코그램 독성등가환산농도·피코그램은 1조분의 1g)으로, 토양환경보전법상 1지역(학교, 공원 부지) 우려 기준인 160pg-TEQ/g보다 8배 높다. 2지역(하천 부지) 우려 기준인 340pg-TEQ/g보다는 3.6배가량 높은 수치다.
 
전체 오염 면적은 대지 면적 252㎡, 부피 163㎥ 규모, 평균 오염 농도는 354g-TEQ/g으로 법적 기준치를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이옥신이 검출된 지점은 과거 재활용처리시설(고물상) 소각 부지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폐기물을 소각하는 과정에서 다이옥신이 장기간 토양에 축적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이옥신은 농도가 높을 경우 피부질환이나 간암 등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한다.
 
에코델타시티 용지 내 다이옥신 오염토는 지난해 12월 기존 유류·중금속 오염토 정밀조사 과정에서 발견됐다. 민간협의체에서 정밀조사를 지속적으로 요구한 끝에 뒤늦게 이번 다이옥신 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협의체에 참여한 환경단체 초록생활 백해주 단장은 "다이옥신이 검출된 현 상황에서는 해당 부지에 대해 적절한 정화 작업이 하루빨리 이뤄지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본다"며 "또한 현재 아파트 공사가 진행 중인 다른 부지에 대해서도 공사를 전면 중지하더라도 오양토 전수 조사를 철저히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발견된 오염토를 정화하는 방식 관련해서도 안전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다이옥신 오염토를 외부 처리시설로 옮기는 반출 정화를 추진하면서 2차 오염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다이옥신 오염토를 반출 정화한 사례가 없을뿐더러 토양환경보전법도 오염토양 정화는 해당 부지에서 실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공사는 사업지가 문화재보호구역이기 때문에 정화시설을 들여오기 어렵단 입장으로, 환경부와 강서구청에 질의한 결과를 종합해 오염토를 외부로 반출해 처리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화 작업은 오는 10월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 2022년 에코델타시티 3단계 사업부지 1922개 지점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무려 290 지점에서 토양오염 우려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다이옥신에 대해서는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이후 전문가와 환경단체 등이 정밀조사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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