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가 순조롭게 진행 중인 가운데 광주전남지역은 전국 최고 수준의 투표율을 기록 중이다.
4·10 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5일 새벽 5시 50분쯤 광주 북구 양산동 행정복지센터.
아직 투표가 시작되지도 않았지만 이른 아침부터 30명이 넘는 유권자가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투표소는 2층이지만 줄이 길어지면서 일부 유권자들은 1층 건물 밖까지 나가야 했다.
혼자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도 있었지만 아직 동이 트지 않은 이른 시간이라 가족 단위로 함께 투표소를 찾기도 했다. 50대 이상의 유권자가 대부분이었지만 20~30대 유권자들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북구 양산동에 사는 60대 황모씨는 "이번 총선을 통해 정치인들을 심판하기 위해 아침 일찍 투표소를 찾았다"며 "선거 당일에 해도 되지만 조금이라도 일찍 투표하고 싶어 사전투표에 참여했다"라고 말했다.
인근에서 직장에 다닌다는 40대 김모씨는 "광주는 무조건 민주당이라는 인식이 강한데 이번에는 변화를 줘야 한다"며 "광주에서는 정권뿐만 아니라 민주당을 견제할 수 있는 세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20대 한모씨는 "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투표는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눈 뜨자마자 투표소를 찾았다"며 "특별한 기준은 없지만 유권자들과의 약속을 잘 지킬 것 같은 후보와 정당에 표를 행사했다"라고 밝혔다.
같은 시각 광주 서구 치평초등학교의 상황도 비슷했다.
유권자들은 아직 투표소 문이 열리기도 전에 줄을 서기 시작했다. 아침 일찍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은 선거관리위원회의 안내를 받아 관외·관내로 나뉜 줄에 대기했다. 선거가 시작된 이날 오전 6시에는 양쪽 모두 10명이 넘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이날 오전 6시 10분쯤에는 1시간 뒤 출산을 하러 병원에 가야 하는 30대 유권자 김모씨가 투표소를 찾기도 했다. 남편과 친정어머니와 함께 투표소를 찾은 김씨는 "엄마가 투표는 꼭 해야 한다고 해서 투표소를 찾았다"라고 말하며 웃음꽃을 피웠다.
투표소 안으로 질서를 맞춰 들어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사람들은 투표소 밖으로 나와 사진을 찍거나 수다를 나눴다. 반려견과 함께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는 반려견을 안고 들어가기도 했다.
최모(62)씨는 친구들과 함께 새벽 예배에 참석한 뒤 투표소를 찾았다. 최씨는 "바로 일을 가야 하는 상황에서 일찍 투표하면 시간도 낭비되지 않아 좋다"라며 "이번에 여러 당이 선거에 나왔지만 개표 결과는 큰 변화가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직장이 광주여서 관외투표를 했다는 오경수(55)씨는 "항상 투표는 제일 먼저 한다"라며 "타지에 있더라도 꼭 선거는 해야겠고 기왕이면 첫날 하고 싶어서 이른 아침에 찾아왔다"라고 답했다.
이른 시간임에도 투표 안내가 순조롭게 진행돼 선거관리원 등에게 고맙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주남양(55)씨는 "사전투표는 전국 어디에서나 할 수 있어 과거에는 출장을 가서도 투표한 적이 있다"라며 "투표용지가 더 길어졌다고 하는데 여러 소수정당이 진출하는 모습을 긍정적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본 투표날을 편안하게 즐기기 위해 미리 투표소를 찾은 청년 유권자도 있었다. 출근을 하기 전 투표하러 왔다는 김민(25)씨는 "본 투표날에는 놀러도 가고 온전히 쉬기 위해 오늘 왔다"라고 대답했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광주시와 전라남도의 사전투표율은 각각 2.68%, 3.71%로 9만 220여 명의 유권자가 투표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시간 전남의 사전투표율은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광주는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는 9시 기준 투표율 2.19%를 기록하며 모든 선거를 통틀어 가장 높았다.
광주에는 각 동마다 사전투표소 1개씩이 설치돼 총 96곳이며 선거인 수는 119만 9912명이다.
전남은 전체 297개 읍·면·동에 사전투표소 298곳을 설치했다. 군부대가 있는 장성군 삼서면에 투표소 한 곳을 추가했다. 선거인 수는 156만 4293명이다.
한편 사전투표는 이날과 오는 6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되며 광주지역 사전투표소 96곳에서 투표할 수 있다. 사전투표에서는 유권자라면 누구나 전국의 모든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