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식 2주소제 도입 지방소멸 막아야"…인구 쏠림 가속화 우려도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균형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방안으로 독일에서 시행 중인 '1인2주소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전북특별자치도는 2주소제를 전북특별법의 특례로 반영해 테스트베드로 나서겠다는 것인데, 수도권 쏠림 현상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전북연구원은 '지방소멸을 극복하는 1인2주소제의 새로운 가능성' 이슈브리핑에서 "이 제도를 통해 생활인구 유입과 지방재정 확충, 행정수요 적정화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전라북도가 국가시범사업 테스트베드로서 선제적으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2일 주장했다.
 
독일은 1970년대부터 주거주지와 부거주지로 나눠 복수주소 등록을 의무화하고, 지방세 징수와 세금공제 혜택을 제공해 왔다. 그 결과 지방 지자체의 세수가 증가하고 휴양지와 대학도시를 중심으로 인구유입 효과를 누리고 있다.
 
전북연구원은 1인2주소제의 도입 방식으로 권리와 의무의 단계적 확대를 제시했다. 먼저 부 주소지를 둔 이에게 부 주소지의 행정적 혜택을 주고 납세의 의무는 부여하지 않는 것이다. 이후 제도가 정착되면 납세의 의무를 갖게 하고 그 이상의 행정적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전북연구원. 천지은 연구위원의 이슈브리핑 캡처
전북연구원은 "우리나라도 듀얼라이프(5도2촌), 워케이션 등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맞춰 점진적으로 1인2주소제를 적용해야 한다"며 "초기에는 행정적 혜택은 주되 납세 의무는 유예하는 방식의 테스트베드 운영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전북형 특례 시범사업을 통해 정책효과를 극대화하고 부작용은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북도는 전북형 1인2주소제 시범사업 특례를 전북특별법에 담고자 한다. 해당 특례는 '인구감소지역이 아닌 곳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자가 전북특별자치도에 거주할 경우 거주를 신고하도록 하며, 전북 내에 부주소를 등록할 경우 행정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 골자다.

다만, 이 제도가 수도권 인구 쏠림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서울에 주소를 두고 지방에 부주소를 등록하는 식으로 활용될 경우 지방 세수 확충에는 도움이 되지만, 실제 지방 정착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천지은 연구위원은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 제도 도입을 공론화하고, 비수도권 자치단체 간 연대와 협력을 통해 종합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전북이 선도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