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갑준 부산 사하구청장이 지역 주민단체 관계자에게 4·10 총선에 출마한 국민의힘 이성권 후보(부산 사하갑) 지지를 당부한 데 대해, 상대 후보인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후보가 사죄를 촉구하고 나섰다.
최 후보는 29일 성명을 통해 "정말 개탄스럽고 사하구민들이 수치심을 느낄 만한 일이 벌어졌다. 이갑준 사하구청장과 이성권 후보의 부정선거운동은 충격적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구청장이 전화 와서 '같은 고향이니 단디(단단히) 챙겨달라', '무조건 우리 편이 (당선)돼야 한다'라고 하면 압력으로 느껴지지 않겠나. 군사정권 시절 부정 관권선거가 떠오른다"라며 "구청장 지위를 이용해 관변단체 관계자에게 특정 정당 후보 지지를 요청한 행위는 공직선거법 위반이 확실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함께 공모한 것으로 의심되는 국민의힘 이성권 후보도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이 있다. '청장님 통해 연락하게 됐다. 총선 이기는 게 중요하니까 많이 도와달라'란 이 후보의 말은 사실상 두 사람이 함께 공모한 게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최 후보는 "두 분 모두 부산시에서 행정을 했다는 분들이 사하구민 자존심을 이렇게 전국적으로 떨어뜨려 버릴 수 있는 것인가. 입법기관 일원이 되겠다는 분이 헌법적 가치인 공무원 중립의무를 무시하고 이런 일을 자행해도 되는 것인가"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이갑준 청장, 함께 공모한 것으로 의심되는 이성권 후보는 사하구민께 고개 숙여 사죄하라"라며 "선관위와 수사기관도 신속 공정한 수사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밝혀달라"라고 당부했다.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는 이갑준 사하구청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이 구청장은 지난달 말 한 관변단체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전 경제부시장(이성권 후보)이 이번에 사하갑에 나와 후보로 뛰고 있다. 같은 고향이니 단디 챙겨달라"고 당부하는 내용 등이 담긴 녹취가 보도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해당 녹취에는 이성권 후보가 전화를 넘겨받아 "총선에서 이기는 게 중요하니 많이 도와달라"고 지지를 호소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에 대해 이 구청장은 "안부 차 전화를 걸었고, 마침 이 후보가 옆에 있어 소개해 준 것일 뿐 선거법 위반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고 해명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