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위반' 박상돈 천안시장 무죄 → 당선무효형

지난해 9월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는 박상돈 충남 천안시장. 김정남 기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던 박상돈 충남 천안시장이 2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았다.
 
대전고법 제3형사부(김병식 부장판사)는 26일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박 시장과 당시 시청 소속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박 시장은 A씨 등과 공모해 공무원 지위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벌인 혐의와 선거 홍보물에 공적을 위한 허위사실을 기재하는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항소심 재판부는 우선 원심에서 위법 수집된 증거로서 증거능력이 부정됐던 '기가도니' 관련 전자정보의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기가도니' 영상은 지난 2022년 6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제작된 콘텐츠인데 1심에서는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 판단돼 채택되지 않았다. 1심에서는 기가도니 관련 전자정보와 1차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할 수 없어 그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는 "압수수색은 공소 제기의 범죄사실이 확정되지 않은 수사 초기에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수사 단계에서는 압수수색을 통해 범죄사실을 확인하는 것보다는 단서를 찾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압수수색을 실시하기 전 어떤 물건이 존재하는지 예상하기도 어려우므로 압수수색 대상을 영장 혐의사실 자체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으로 한정할 것은 아니며 관련성은 압수수색 당시의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기가도니 영상과 1차 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과의 관련성은 인정되며 기가도니 관련된 전자정보 압수 또한 적법하다"라고 밝혔다.
 
'기가도니'의 증거능력이 인정되면서 박 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항소심은 1심과는 다른 판단을 내렸다. 
 
박 시장 측이 '기가도니' 콘텐츠가 시정 홍보를 위한 미디어홍보팀 차원의 촬영 영상으로 선거운동과 무관하고 박 시장은 시정 홍보 일환이라고 생각해 촬영에 응했을 뿐이라는 주장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는 "기가도니는 박 시장의 천안시장 재선을 위한 선거운동 일환으로 게시됐고 박 시장도 충분히 알고 있었다"라며 "시정 홍보는 미디어홍보팀에서 관리하지만 기가도니는 기존 미디어홍보팀이 관리하던 것이 아니며, 미디어홍보팀 차원에서 기가도니 제작 논의된 적도 없다"라며 박 시장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시장은 예비후보자 홍보물 및 책자형 선거 공보물에 2021년 하반기 천안시 고용현황에 대해 '인구 50만 이상 대도시' 기준을 누락한 채 '고용률(63.8%, 전국 2위), 실업률(2.4%, 전국 최저)'로 게재해 허위사실 공표를 한 혐의도 받았는데, 이에 대해서도 1심과 2심은 엇갈린 판단을 내놓았다. 
 
1심에서는 "합리적 의심이 들지만 구체적인 관여 정도를 알 수 있는 자료는 기록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박 시장이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했고 그러한 상태를 용인했으며 A씨 등과의 암묵적인 공모관계도 인정된다고 봤다.
 
박 시장과 함께 기소된 또 다른 공무원 B씨와 선거캠프 관계자 C씨 또한 1심의 벌금형에서 2심에서는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재판이 끝난 뒤 박상돈 시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실제 내용과 일부 다른 점이 있습니다만 이 부분은 다시 대법원 상고를 통해서 끝까지 그 진실을 밝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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