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운전 허용해도 될까요?[노컷투표]

지난달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양재대로에서 경찰이 자동차전용도로를 통행한 이륜차를 단속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권익위원회가 25일부터 이륜차의 자동차전용도로 통행 허용을 놓고 국민의견을 수렴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헌법소원이 제기된 데 이어 권익위에도 비슷한 내용의 집단민원이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26일 권익위가 운영하는 '국민생각함' 홈페이지에 올라온 '이륜자동차,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운전 허용해도 될까요?'라는 제목의 설문에 국민들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설문 페이지를 살펴보면 권익위는 "도로교통법 제63조에서 이륜자동차의 고속도로, 자동차전용도로의 통행을 금지하고 있으나 법을 개정해 이륜자동차의 자동차전용도로 통행을 허용해달라는 의견이 지속 제기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헌법재판소는 도로교통법 제63조에 대해 합헌 결정을 했다"면서도 "이륜자동차의 자동차전용도로 전면적⋅일률적인 통행금지가 가진 문제점을 벗어날 수 있는 입법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소수의견도 있었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해당 페이지에 2019년 11월에 공개된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 검토보고서'를 게재하고 찬성·반대의견들을 나열하기도 했습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 검토보고서(김○○의원 등 제안, 2019년 11월)

  • 찬성의견

    ① 이륜자동차의 사고 발생 비율이 일반자동차에 비하여 높지 않고,
    ②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유일하게 이륜자동차의 자동차 전용도로 통행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③ 이륜자동차의 자동차전용도로 통행금지는 헌법상 평등권,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이므로 국민의 통행의 자유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 반대의견

    ① 이륜차의 운전자가 외부에 노출되어 교통사고 발생 시 직접 충격을 받는 구조적 특수성으로 인해 일반자동차에 비해 치사율이 높게 나타가고 있고,
    ② 일부 이륜차 운전자의 안전은 물론 일반자동차 운전자의 안전까지 저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국민의 생명ㆍ신체를 보호하고 차량의 능률적인 운행과 월활한 교통소통을 위하여 현재와 같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국민생각함' 홈페이지 캡처

권익위 설문에는 이날 오후 기준 5800명 이상의 국민들이 참여했습니다. 해당 게시물에는 추천과 비추천 표시를 남길 수도 있는데 추천수가 1118개, 비추천 9개였습니다.

설문결과는 현재 알 수 없지만, 추천수가 높다는 것은 이런 논의를 환영한다는 의미로도 읽힙니다. 권익위가 올린 설문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권익위 '국민생각함' 설문

  • 질문1. 귀하께서는 자동차 운전자이신가요?

    ①이륜자동차를 운전하고 있다.
    ②이륜자동차를 제외한 자동차를 운전하고 있다.
    ③이륜자동차와 이륜자동차를 제외한 자동차를 함께 운전하고 있다.
    ④자동차를 운전하고 있지 않다.

  • 질문2. 귀하께서는 이륜자동차 운전자의 운전행태의 위험성, 안전 제한의 필요성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①이륜자동차 운전자가 다른 자동차의 운전자보다 안전하게 운전한다.
    ②이륜자동차 운전자와 다른 자동차 운전자의 위험성은 동일하다.
    ③이륜자동차 운전자가 다른 자동차 운전자보다 위험하게 운전하고 있으므로 이륜자동차 운전자에 대한 안전 제한을 더 강화하여야 한다.
    ④기타

  • 질문3. 귀하께서는 이륜자동차가 자동차전용도로에서 통행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①이륜자동차의 자동차전용도로 통행을 허용하여야 한다.
    ②이륜자동차의 자동차전용도로 통행을 현재는 허용할 수 없으나 장기적으로 통행 허용에 대한 검토(개선)가 필요하다.
    ③이륜자동차의 자동차전용도로 통행을 전면 금지하여 현재와 같이 운영되어야 한다.

  • 질문4. 위의 질문 외에 이륜자동차의 자동차전용도로 통행 허용에 관한 추가적인 의견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1000자)

  • 질문5. 귀하의 연령은 어떻게 되시나요?

    ①10대 이하(~19세)
    ②20대(20세~29세)
    ③30대(30세~39세)
    ④40대(40세~49세)
    ⑤50대(50세~59세)
    -60대 이상(60세~)

  • 질문6. 귀하의 성별은?

    ①남성
    ②여성


설문 아래로 댓글 의견을 등록한 국민들도 많았습니다. 특히 해당 설문 게시판의 댓글창은 대다수가 이륜차의 자동차전용도로 진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분위기였습니다.

권익위 '국민생각함'의 설문과 댓글은 로그인을 한 회원만이 참여할 수 있어, 해당 주제에 비교적 관심이 많은 국민들이 의견을 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륜차의 자동차전용도로 통행을 찬성하는 박모 씨는 이날 오전 "이륜차는 운전자가 외부로 노출돼 있어서 위험합니다. 그건 일반도로든 자동차 전용도로든 절대 안 바뀌는 구조적 위험성"이라며 "구조적 위험성은 못 바꾸니까 횡단보도, 교차로, 합류도로, 보행자 등 환경적 위험요소들이 없는 자동차 전용도로로 통행하는 것이 이륜차 운전자에게도 덜 위험하고 보행자들도 안전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자동차와 이륜차를 모두 운행한다는 양모 씨도 교통개선과 안전을 위해 자동차전용도로, 고속도로 등에서 이륜차 운행을 점차적으로 개방해야 한다면서 "현재 이륜자동차를 포함해 번호판 후면 단속까지 진행되는 상황"이라며 "규제 개선 등을 통해 250cc 이상 자동차 전용도로와 고속도로 허용은 돼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안모 씨는 "번호판을 앞뒤로 부착한 이륜차에 대해서만 전용도로를 허용한다면 찬성입니다. 과속 카메라 앞이나 구간단속 중 자동차는 카메라에 찍힐까 속도를 줄이는데 이륜차는 앞에 번호판이 없어서 찍힐 일이 없습니다"며 "자동차는 속도를 줄였는데 이륜차가 과속을 하다 사고가 나면 큰일이 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연합뉴스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김모 씨는 "이륜자동차 운전자들 대부분 교통규칙을 무시합니다. 국도에서도 난폭, 과속, 신호위반, 끼어들기 등 이루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상습적으로 위반합니다"라며 "이런 행태를 전용도로에 내다놓으면 사고날 확률이 너무나 확실합니다. 자동차전용도로 이륜차 진입은 시기상조입니다"라고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downhiller'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누리꾼은 "청소년들이 마구잡이로 고속도로와 자동차전용도로를 내달릴까 걱정이 앞서고, 밤에 현란하게 다니려는 오토바이들이 무섭습니다"라며 "전동킥보드도 도로에서 무법으로 달려 걱정인데 오토바이까지 전용도로에서 신경을 써야 한다면 좋을까 싶습니다. 다른 나라가 허용했다고 해서 똑같이 해야 되는 것은 아닙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같은 반대의견은 댓글창에서 찬성의견에 비해 매우 소수였습니다. 일부 반대의견 댓글에는 '싫어요' 반응이 줄지어 달리기도 했습니다. 권익위의 설문 페이지에선 대다수가 허용을 찬성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한편 권익위는 이륜자동차 운전자의 행태, 자동차전용도로 통행 허용 등에 대한 국민 인식을 확인하고 그 결과를 제도 개선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국민의견은 권익위의 '국민생각함' 사이트를 통해 제시할 수 있습니다.

이륜차의 자동차전용도로 통행 허용,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신가요?

※투표 참여는 노컷뉴스 홈페이지에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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