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을 갈아주지 않는다는 아내의 지적에 화가 나 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아내를 무차별 폭행한 5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3단독 박성민 부장판사는 특수상해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56)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40시간의 가정폭력 재범 예방 강의 수강과 아동학대 재범 예방 강의 수강을 각각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28일 오후 11시쯤 강원 화천군의 자택 거실에서 배우자 B(51)씨로부터 '왜 밭을 갈아주지 않느냐'라는 말에 화가 나 피해자에게 욕설을 퍼붓고 머리채를 잡은 뒤 발로 머리를 수차례 밟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피해자의 얼굴을 수 회 때린 뒤 주방에서 가져온 흉기를 들고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한 사실도 공소장에 포함됐다.
B씨는 전치 2주의 다발성 타박상 등 상해를 입었으며 당시 A씨의 폭행을 같은 장소에 있던 피해자의 두 자녀가 모두 목격해 아동학대 혐의도 적용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폭행 정도가 가볍지 않고 위험성이 큰 점, 피해 아동들에게 용서를 받지 못했고 피해 회복을 위한 조치도 없는 점은 불리한 정상"이라며 "다만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피해자가 선처를 탄원하는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