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에 국힘 탈당파 무소속 후보 3명…파괴력 얼마나?

창원 성산구 배종천, 사천·남해·하동 최상화, 진주을 김병규 후보 공천 반발 무소속 출마
밀양·의령·함안·창녕에서도 국힘 공천 반발 계속…무소속 출마 더 늘수도
실제로 당선은 힘들어도, 보수 분산으로 경합지역에선 당락에 결정적 영향도

창원 성산구 배종천 무소속 후보. 이상현 기자

제22대 총선 국민의힘 공천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경남의 선거구는 모두 3곳이다.

창원 성산구에서는 배종천 전 창원시의회 의장이 강기윤 현 국회의원의 단수 공천에 반발해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경남에서는 배 전 의장이 가장 처음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다.

창원시의회 4, 5, 6대 의원과 구 창원시의회 의장, 통합창원시의회 의장을 역임하고 창원시 시설공단 상임이사를 지낸 배 전 의장은 "20년 넘게 정치를 해오면서 누구보다 지역구를 잘 다져놓아 이길 자신 있다"며 "당선을 목표로 출마한 것"이라 완주 의지를 보였다.

창원 성산에는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과 배 전 의장 외에,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전 창원시장, 녹색정의당 여영국 전 의원이 출마했다. 허 전 시장은 진보당 이영곤 후보와 단일화에 성공했으며, 정의당 여 전 의원과 단일화를 진행중이다.  

최상화 전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춘추관장이 26일 사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2대 총선 무소속 출마 선언을 했다. 최상화 후보측 제공

사천·남해·하동 선구에서는 국민의힘 경선에서 배제된 최상화 전 박근혜 정부 청와대 초대 춘추관장이 지난달 26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최 전 관장은 "사천남해하동의 더 큰 발전을 위해 용기 있게 맞서 싸우겠다"며 "무소의 뿔처럼 묵묵히 오직 국민과 지역 주민만을 바라보겠다"고 밝혔다.

하영제 현 국회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출마를 선언한 이 지역구에서는 각각 당의 공천을 받은 국민의힘 서천호 전 국가정보원 2차장과 민주당 제윤경 전 국회의원이 출마했다.

앞서 국민의힘 경선에서 함께, 배제된 박정열, 정승재, 최상화 예비후보 간 3자 연대를 하기로 했지만, 아직까지 무소속 연대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사천 출신인 최상화 전 관장은 남해 출신인 서천호 전 차장, 하동 출신의 제 전 의원과 지역대결 구도가 형성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선거인 수가 사천시(9만 4180명)가 남해(3만 8940명), 하동(3만 8513명)을 합친 것보다 많다.

진주을 김병규 후보가 14일 진주시청 브리핑룸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한다고 선언했다. 김병규 후보측 제공

진주을 선거구에서는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을 지낸 김병규 경상남도 경제부지사가 14일 국민의힘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전 부지사는 "당의 결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적어도 진주시민에게 후보를 선택해 볼 기회조차 주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잘못된 공천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진주는 예로부터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떨쳐 일어나 끝까지 항거하는 '정의가 살아있는 도시'"라며 "역대로 진주에서 국회의원 공천이 잘못되었을 때 무소속 후보를 4번이나 당선시켜 잘못된 공천을 바로잡아주었다"며 하순봉, 정필근, 김재천, 최구식 전 의원을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그는 국민의힘 경남 진주을 공천 경선에서 배제되자, 지난 11일 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수 공천된 강민국 현 의원을 둘러싼 각종 갑질과 비리 의혹에 대해 공개 질의하고, 강 의원의 직접 해명을 촉구했지만, 국민의힘 경남도당은 오히려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했다.

김 전 부지사는 경남도당의 조치에 대해 "지금까지 '이의제기도 시스템 공천의 일부다'라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말만 철석같이 믿고 이의제기 결과가 나오기만을 기다려 왔다"면서 "당을 바로잡으려는 자신의 충정을 당 결정 불복으로 몰고가는 것에 대해 억울한 심정을 억누를 수가 없다"고 말했다.

진주을 선거구에서는 김 전 부지사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해 현역인 강민국 의원과 민주당 한경호 전 경남도지사 권한대행과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박일호 예비후보가 9일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일호 후보 선거사무소 제공

이밖에, 밀양·의령·함안·창녕 선거구에서는 공천 번복으로 후보에서 밀려난 박일호 전 밀양시장과 경선에서 배제된 박용호 전 마산지청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은 박 전 시장과 박상웅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 등 2명의 예비후보자를 대상으로 경선을 실시해 지난 1일 박 전 시장을 공천 후보자로 발표했다가, 일주일 뒤인 8일 박 전 시장의 공천을 취소했다. 이후 박상웅 전 자문위원이 후보로 확정됐다.

박 전 시장은 이에 대해 "경선 과정을 거친 후보자를 탈락시킨 것은 유례가 없다. 이미 소명이 다 됐던 내용으로, 도덕적으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며 "공천 취소가 철회되지 않으면 당을 떠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창원지검이 지난 12, 13일 박 전 시장의 뇌물수수 의혹에 대한 고발 건과 관련해 밀양시청 시장실, 건축과·산림과 사무실,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고, 박 전 시장은 "검찰의 압수수색은 혐의를 찾지 못하자 억지 수색을 벌인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박 전 시장은, 공천관리위원회 결정의 효력을 정지하고 공천후보자 지위를 확인하는 내용의 '공천 효력 정지 및 후보자 지위 확인'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내고 결과를 기다리며,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결과는 이르면 18일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다, 당초 2인 경선에 탈락한 박용호 전 창원지검 마산지청장도 "공천 절차에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으며 경선 절차를 처음부터 새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지청장은 "컷오프, 공천취소, 단독후보 재의결 등 다른 지역과 달리 여러가지 공천논란을 겪으며, 지역민과 당원들이 서로 사분오열돼있는 만큼 이제 당이 나서서 민심을 아우르고,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줘야한다"며 당의 무공천을 촉구했다.

이와는 달리, 공천 잡음으로 후보들의 반발이 이어졌던 창원 진해, 김해 을 등에서는 그나마 탈당까지로는 확산되지 않고 있다. 공천 후폭풍으로 인한 당내 갈등을 최소화하고, 공천받은 후보를 중심으로 분위기를 잡아가고 있다.

이들 탈당파 무소속 후보들의 득표력이 얼마나 될 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탈당 후보들은 대부분 지역구 바닥 민심을 누구보다 열심히 훑어왔다며 선전을 자신하고 있다.

여기에다, 국민의힘이 자랑하던 시스템 공천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은데 대한 비판 민심이 커진다면 반(反) 여당 정서로 나타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반면, 결국 표를 찍을 때엔 당선 가능성이 큰 국민의힘 후보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어 예측이 쉽지 않다.

지역 정가에서는 과거 탈당과 무소속 출마 사례를 보더라도 이들이 실제로 당선까지는 힘들지만, 보수 표심 분산으로 경합지역에선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많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공천 잡음이 많으면 실제로 선거 분위기도 힘들어진다. 진보와 보수가 팽팽한 경합지역에서는 더욱 그렇다. 쉽지는 않겠지만, 탈당한 후보들이 돌아올 수 있도록 그들을 껴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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