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10kg)와 배(15kg) 도매가격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오르면서 올해 각각 9만원대와 1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사과는 올해 첫 돌파이고 배는 2년 7개월 만이다.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사과(후지·상품) 10kg당 도매가격은 9만1700원으로 1년 전 4만1060원 대비 123.3% 올랐다.
도매가격은 중도매인 상회에서 소상인과 실수요자에게 판매하는 중도매가격이다.
지난해 생산량 감소로 오르던 사과 도매가격은 올해 1월 17일 9만740원을 찍으며 사상 처음으로 9만원을 넘어섰다.
이후 9만4520원까지 오른 뒤 소폭 하락했으나 이달 6일부터는 9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배(신고·상품)의 경우 전날 15㎏당 도매가격은 10만3600원으로 1년 전 4만3945원에 비해 135.7% 급등했다.
배 가격은 이달 7일 10만120원으로 10만원을 넘어 섰는데 이는 2021년 8월 19일 10만1000원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사과와 배의 도매가격은 1년 전보다 120~130% 올랐지만 대형마트·전통시장 등에서 판매되는 소매가격 오름폭은 정부와 업계의 할인지원으로 이보다 적은 30~50%선을 보이고 있다.
소매가격의 경우 전날 사과(후지, 상품, 10개)는 3만97원에 거래됐다. 한 달 전(2월 13일)보다는 2.3%, 1년 전 2만3063원과 비교하면 30.5% 각각 오른 가격이다.
배(신고, 상품)는 오름폭이 더 컸다. 10개 당 4만2808원으로 한 달 전 대비 17.3% 올랐으며 1년 전 2만80523원보다 50.1% 폭등했다.
사과와 배의 이같은 가격 상승은 가을철 햇과일이 출하될 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가뜩이나 지난해 생산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지난 설 명절을 앞두고 물가 부담 완화를 위해 공급을 늘려 현재 저장 물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농식품부는 3~4월 중 농축산물 납품단가 인하 204억원에 할인 지원 230억원까지 모두 434억원을 투입해 물가 안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납품단가 지원은 사과, 딸기 등 13개 과일, 채소를 대상으로, 할인지원은 사과와 배를 포함한 가격 강세 품목이 대상이다.
특히 사과의 경우, 1000톤을 대상으로 산지 선별‧운송비를 추가 지원해 소비자 가격을 10% 이상 추가로 낮춘다는 방안이다.
한편 정부는 사과와 배로 촉발된 농축산물 가격 오름세가 전체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자 식품가공업체와 유통업체를 잇따라 만나 물가안정에 협조를 구하고 있다.
한훈 농식품부 차관은 이날 CJ제일제당, 오뚜기, 롯데웰푸드 등 19개 주요 식품기업과 간담회를 갖고 가공식품 가격 안정에 적극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 차관은 이자리서 "주요 곡물과 유지류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가공식품 가격이 높게 유지되는 것에 대해 기업의 과도한 이윤추구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며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에 적극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한 차관은 전날에는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하나로마트, GS리테일 등 5개 대형 유통업체 임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정부가 추진중인 농축수산물 납품단가 인하 지원, 할인 지원, 할당관세 적용 품목 확대 등을 설명하며 서민 물가 안정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