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등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에 돌입한 지 17일째에 접어든 가운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이번 의료사태로 환자와 장애인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전장연은 7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집단 사직한 전공의들을 규탄했다.
참가자 30여 명은 '의사와 윤정부, 강대강 구도 속 끽 소리 없이 죽어가는 환자와 장애인' 등이 적힌 손팻말을 흔들며 "정부와 의사단체 모두 장애인 의료 공공성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개혁에 대해 "(환자들의) 생존권을 발목잡는 정치쇼"라며 "지지율을 올리려고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모습은 가장 무책임하고 불의하다"고 비판했다.
박 대표는 정작 정부의 국정 과제였던 장애인 건강권 대책은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애인들이 지역에 나와 살려고 할 때, 의료적 문제로 발목이 잡힌다"며 "지역에서 안전하게 생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장애인 주치의 제도가 있지만, 전국에 장애인 주치가 500명 정도만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데 왜 법을 만들었나. 법을 지켜야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더 이상 생존권을 발목 잡는 정치쇼를 하지 말고 대통령으로서 해야 할 책무를 다하라"고 요구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이서영 기획국장은 연대 발언에서 "정부 생각대로 의사가 2천 명 늘어나도, 의사들이 이를 막아내도 의료 사각지대에 사람들이 있다"며 "대안 없는 두 세력이 이윤 중심 의료계 현실을 고착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공병원을 확충하고 경쟁이 아닌 돌봄을 위한 의료를 만들어야 한다"며 "돈 되는 환자만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병원과 공공의사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