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최근 잇따라 군사훈련을 강화하고 무기 배치도 늘리는 등 군사력 증강에 나서고 있다. 대만 독립성향 라이칭더의 총통 당선, 그리고 중국 어선 전복 사고 등으로 중국의 군사적 압박이 거세지는 것에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풀이된다.
7일 대만 현지매체에 따르면 대만 공군과 해군은 지난 4일부터 대만 동부 타이둥 뤼다오·샤오류추 해역과 남부 가오슝 쭤잉 근해 등 3곳에서 합동 훈련을 벌이고 있다.
이 훈련은 오는 15일까지 진행되는데 이는 중국의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 개최 기간과 대부분 겹친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만군은 이와함께 지난해에는 5일간 시행했던 한광훈련 기간을 올해는 8일로 늘리는 내용의 개편안을 최근 대만 국회인 입법원에 보고했다.
한광훈련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지휘소 훈련(CPX)과 실제 병력을 동원한 야외 군사훈련으로 구성돼 있으며 통상 CPX 훈련은 5월 중순, 야외 군사훈련은 7월 말 각각 실시된다.
대만군은 이와함께 대만산 IDF(경국호), 프랑스제 미라주, 미국산 F-16 전투기 등을 동원한 야간 실전비행훈련도 조만간 재개할 계획이다.
또, 해군 소속으로 슝펑-2, 슝펑-3 등 초음속 대함 미사일을 운용하는 하이펑 대대를 대만 동부지역에 배치해 중국 군의 공격에 대비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같은 대만군의 전력 강화 움직임은 올해 들어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압박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지난 1월 치러진 대만 총통 선거를 전후해 대만해협에서 무력시위를 이어가며 압박을 이어간데 이어 지난달 14일 벌어진 어선 전복 사고를 계기로 양측이 오랜기간 묵시적으로 인정했던 '금지·제한 수역'의 무력화에 나섰다.
실제로 이후 대만 최북단 진먼다오 해역에서 중국 해경이 대만 소속 유람선을 강제 검문하는 상황이 발생하는가 하면 대만 해경이 진먼다오 해역에 진입하려는 중국 함정을 쫓아내기도 하는 등 양측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편, 중국의 외교사령탑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만 독립론에 대한 강한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그는 "우리의 한계선은 매우 명확하다. 바로 대만이 조국으로부터 분리돼 나가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국제적으로 누구든 '대만 독립'을 종용·지지한다면 반드시 스스로의 몸에 불을 지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