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을 앞두고 부산에 배치된 더불어민주당 영입 인재들이 공약 발표와 리스크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선거전에 시동을 걸고 있다.
7일 오전 10시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는 부산 사하구을에 전략 공천된 민주당 이재성 후보가 총선 공약 프레젠테이션(PT)에 나섰다. 그는 광안리해수욕장 백사장에 e스포츠 관람객이 빼곡한 사진을 화면에 띄우고 설명을 시작했다.
이 후보는 "지금처럼 경제가 어려우면 뒷순위 해수욕장인 사하구 다대포해수욕장부터 망한다. 획기적인 정책이 제시되지 않으면 큰 위기가 올 것"이라며 "다대포해수욕장에서 전 세계 7억명 팬이 있는 e스포츠 결승 리그를 개최하고 e스포츠 테마 시티를 만들어 사람을 모으고 상권을 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이날 내놓은 공약은 모두 경제 관련 공약이었다. 이 후보는 "가덕 신공항을 통해 물류가 활성화되려면 기업이 있어야 한다. 위기에 빠진 신평 장림 공단에 100대 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스타트업을 데리고 와 육성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감천문화마을까지 온 관광객은 거기서 돌아가는 게 문제다. 가덕 신공항이 들어오는 시점에 맞춰 관광 패키지 노선을 만들어 관광객을 유인하고, 여행 마지막 날 다대포 노을을 감상하며 면세점 쇼핑을 하는 곳으로 만들겠다"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2호 영입 인재인 이 후보는 독특한 이력으로 화제를 모았다. 부산에서 태어나 학창시절을 보낸 그는 포항공대 물리학과에 입학했다가 중퇴, 고신대 의대에 들어갔다가 또다시 그만두고 나와 서울대 계산통계학과를 졸업했다.
게임회사인 넷마블에서 유료화를 통해 성공을 거두고 이사로 승진, 넷마블이 CJ그룹에 인수되며 33세에 CJ미디어 이사가 됐다. 이후 NC소프트로 이적해 상무와 전무를 지냈고, 프로야구단 NC다이노스 창단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이후 업계를 떠나 폐교를 재생해 만든 부산 알로이시오기지 1968 초대 센터장을 맡아 부산 동서 지역 간 교육격차 해소에도 기여했다.
민주당에서 두 번째로 영입한 인재인 데다 IT분야 전문성이 상당해 비례대표 출마 가능성도 잠시 거론됐지만, 이 후보는 영입 행사에서부터 비례대표를 거부하고 서부산 지역 출마를 희망했다. 그가 출마한 사하구을은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이 5선을 지냈고, 현재 조 의원과 정호윤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당내 경선을 치르고 있다.
이 후보는 "세상은 5g 속도로 변하고 있는데 조경태 의원이 내리 5선을 하는 동안 사하구을 지역 경제는 엉망이 됐다. 부산 16개 구군 가운데 살고 싶은 동네 14등, 중고교 친환경 급식비 지원은 15등이다"라며 "사하을은 바뀌어야만 산다. 지난 시대 방식으로는 절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생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11시에는 민주당이 부산 수영구에 전략 공천한 유동철 후보가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영입 인재 18호인 유 후보는 경남 밀양 출신으로 부산 대동고를 졸업했다. 서울대 사회복지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박사를 모두 마치고 부산참여연대, 부산을 바꾸는 시민의 힘 민들레 등 부산 시민사회에서 오랜 기간 복지 분야 운동에 앞장서 왔다.
특히 그는 기본소득과 기본사회에 조예가 깊어 민주당에서 보편적복지국가포럼 공동 상임대표를 맡아 기본소득론을 설계했고, 지난 대선 때는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서 포용복지국가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이력이 있다.
유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도권은 한국 GDP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데 부울경 메가시티를 좌초시킨 국민의힘은 경기 김포시를 서울에 편입해 서울공화국을 더 키우겠다고 한다"라며 "대한민국 인구 절반은 책임지지 않겠다는 선언에 불과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사회가 직면한 불평등이라는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안전망을 확인하고 기본이 지켜질 수 있도록 탄탄하게 만들어야 한다"라며 "갈등과 혐오, 막말과 조롱으로 주목받는 사람이 아니라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으로, 어떤 말보다 좋은 정책으로 삶의 무게를 함께 짊어지는 정치를 하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출마 선언 직전 2차례 음주운전 전과 이력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2004년 7월과 2013년 3월 음주운전으로 각각 벌금 150만원,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에 대해 유 후보는 "2004년은 술을 마신 이튿날 '숙취운전'으로 적발됐고, 2013년은 행사장에서 반주를 하던 중 차량을 빼달란 연락을 받고 이동하다 적발됐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날 유 후보는 자신이 먼저 2차례 음주운전 전과 이력을 언급하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그는 "음주 경력이 두 번 있는 사실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부산시민과 수영구민들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제 잘못을 평생 후회하고 반성하며 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