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현장을 찾아 총선을 앞두고 '정권심판론'에 불을 지폈다. 자신의 지역구(인천 계양을) 국민의힘 경쟁자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해서도 의혹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며 날선 비판을 쏟아부었다.
李 "종점 변경안 책임 없다 할 수 없는 원희룡도 공천"
이 대표는 경기 양평군 강상면 일대에서 당 관계자들로부터 특혜 의혹에 대한 브리핑을 듣고 "국민을 위해서 쓰라고 권한을 맡겨놨더니 전혀 엉뚱한 용도로 권한을 남용하고 있는 현장"이라며 "(특혜 의혹) 책임자들은 책임을 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꽃길을 가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민주당은 그동안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양평고속도로 종점이 양서면에서 강상면으로 바뀌면서 인근에 땅을 보유한 김건희 여사 일가가 특혜를 봤다고 주장해왔다. 민주당은 총선을 앞두고 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을 재차 부각해 정권심판론에 힘을 싣겠다는 생각이다.
이 대표는 이어 양평군청 앞 '서울-양평 고속도로 국정농단 진상규명 촉구' 농성장을 방문해 이 지역구(여주·양평) 후보인 최재관 전 지역위원장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며 정부를 비판했다.
이 대표는 "국정농단의 대표적인 사례가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이라고 생각한다"며 "문제가 되니까 백지화하겠다고 하는데, 대안이 옳으면 대안으로 하고 원안이 옳으면 원안으로 해야지 행패 부리는 것인가"라고 원 전 장관을 비난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에선 김선교 전 의원이 공천을 받고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안에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는 원 전 장관도 공천을 받았다"며 "국민의힘은 이런 분들을 내세워서 국민에게 심판을 받겠다는 건데 그게 과연 국민에 대한 도리냐"고 따져 물었다.
이날 현장엔 최 전 위원장을 비롯해 이소영 의원, 민주당 영입 인재 손명수 전 국토부 차관, 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윤영덕·백승아 공동대표도 함께 했다.
李, 계속 '윤석열 정권 심판 벨트' 지역 찾을 예정
이날 이 대표의 '현장 지원 사격'은 이번주 서울 종로(곽상언), 영등포갑(채현일), 양천갑(황희)에 이은 4번째 방문이었다. 이 대표는 앞으로 충청권을 중심으로 '윤석열 정권 심판 벨트' 지역구들을 방문할 계획이다.
일단 다음 주에는 충남 천안갑을 찾아 해병대 채상병 사망 의혹을 부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은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이 국민의힘 후보로 나선 곳이다. 강승규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출마한 충남 홍성·예산에선 '윤핵관 심판'을, 대전 유성을에선 현 정부의 연구·개발 예산 삭감을 집중 비판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 대표는 전날 나온 민주당 경선 결과에서 박광온, 강병원, 윤영찬 의원 등 이른바 비이재명계가 대거 탈락한 것에 대해 "민주당은 어젯밤 참 놀랄 일이 벌어졌다"며 "유능하고 좋은 국회의원들이 경쟁 과정에서 탈락했지만 민주당은 당원들의 당이고 국민이 주인인 당이라는 점이 경선 과정에서 증명됐다"고 다시 한번 '혁신 공천'을 이뤄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