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총선을 41일 앞두고 여야가 선거구획정안에 합의했다. 부산은 전체 의석을 18석으로 유지하고, 일부 선거구를 조정하는 선거구획정위원회 제시안대로 확정됐다.
29일 국회 정치개역특별위원회를 통과한 선거구획정안을 보면, 부산은 남구갑·을 선거구가 남구로 합쳐지고 북강서갑·을 두 선거구가 북구갑·을, 강서구 3개로 쪼개진다.
남구는 인구 감소에 따라 일찌감치 합구가 될 거라는 예상이 나온 지역이다. 이곳에서는 남구갑 국민의힘 박수영, 남구을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두 현역의원이 합구를 전제로 오래전부터 상대 지역구를 다니며 표밭을 일궈왔다.
총선 주자 간 셈법이 복잡해진 건 북구와 강서구 지역이다. 현재 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현역인 북·강서갑은 북구 구포·덕천·만덕동을,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의 북·강서을은 북구 화명·금곡동과 강서구 지역을 포함한다.
이번 선거구 획정으로 강서구는 단독 선거구가 됐다. 북구는 기존 북강서갑에서 만덕1동을 제외한 지역이 북구갑으로, 나머지 북구 지역이 북구을로 포함됐다.
강서구는 최근 신도시 개발로 청년층 인구가 급증한 지역으로, 부산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강한 곳으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은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강서구로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현역 김도읍 의원은 북구와 강서구 사이 선택의 기로에 섰다. 강서구는 자신의 고향이며, 북구을에 속한 화명·금곡동도 현 지역구여서 지지세가 상당하다.
김 의원이 만약 자신의 고향인 강서구 출마를 택한다면 여야 모두 북구을에 새로운 인물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지역 인지도가 상당한 정명희 전 북구청장이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에서 대항마로 가장 먼저 거론되는 인물은 박성훈 전 해양수산부 차관이다.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지낸 이력이 있는 그는 이번 총선에서 부산진갑에 공천을 신청했으나 컷오프됐다. 이후 당 지도부는 그에게 여러 차례 수도권 출마를 권했으나 부산 출마 의지를 확고히 전하면서 당이 활용법을 고심하는 상태다.
북구갑에서는 현역인 민주당 전재수 의원과 국민의힘이 전략공천한 서병수 의원이 맞붙을 예정이다. 이 지역에서는 도전자인 서 의원은 이번 선거구 획정이 큰 영향은 없을 전망이지만, 전 의원은 자신의 지지기반 가운데 하나인 만덕1동을 북구을에 빼앗기게 됐다.
이에 대해 전 의원은 이날 "도보나 차로 직접 이동이 불가능한 만덕1동과 화명1동을 하나의 선거구로 만든 건 북구 주민이라면 누구나 의아하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는 입장을 냈다.
이어 "만덕1동 주민들을 생각하면 매우 안타깝고, 정치적이며 불합리한 결론이지만 마땅히 받아들인다"라며 "밭을 보고 농사짓지 않았다. 북구 주민들과 함께 다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