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살인' 정유정 "새사람 되겠다"…檢, 2심도 사형 구형

검찰 "개전의 정 없다" 변호인 "양형 다시 봐달라"
정유정 "반성하며 새사람 돼 죄 짓지 않겠다" 눈물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 연합뉴스

또래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정유정(24)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사형을 구형했다. 정유정은 "새사람이 되겠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28일 오전 부산고법 형사2-3부(이재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정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구형에 앞서 재판부는 검찰이 추가 증거로 제출한 정씨가 구치소에서 가족과 접견할 당시 녹취록에 대해 증거조사를 진행했다. 다만 재판부는 선량한 풍속에 반하는 내용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비공개 조사를 결정했다.
 
해당 녹취록에는 정씨가 '억지로라도 성의를 보이기 위해 반성문을 제출했다'라고 말하거나, 압수수색 전에 방을 치우지 않은 할아버지를 원망하는 모습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직전 공판기일에서 검찰은 "살인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습득한 뒤 치밀한 범행 계획을 세웠고 수법도 잔혹했다. 하지만 변명으로 일관하고 개전의 정이 없으므로 사형 선고로 재범 위험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날 공판에서 정씨 변호인 측은 "검사 구형인 사형과 원심 형인 무기징역은 모두 법이 정한 가장 중한 형벌이다. 피고인의 잘못은 변명의 여지가 없이 중대한 것임이 틀림없으나, 대법원 양형위원회 양형 기준이나 유사한 다른 판결과 비교해 피고인에 대한 형이 과중한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살펴봐 달라"고 요청했다.
 
정유정은 최후진술에서 미리 준비한 글을 꺼내 읽으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너무나 잔인하고 끔찍하게 돌아가시게 만들어 밀려오는 죄책감이 크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했던 행동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대범하고 잔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엎질러진 일이기에 다시 되돌릴 수는 없지만 그래도 죗값을 받으며 반성하고 새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지난 23년간 아무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던 것처럼 이번에도 반성하며 새사람이 돼 다시는 어떤 범죄도 저지르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정유정은 지난해 5월 26일 부산 금정구에 거주하는 피해자 A(20대·여)씨의 집을 찾아가 흉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경남 한 공원에 유기한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 검찰은 사형을 구형했으나, 부산지법 형사6부는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정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다음 달 27일 내려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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