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마마무(MAMAMOO) 문별이 첫 번째 정규앨범 '스탈릿 오브 뮤즈'(Starlit of Muse)를 발매했다. 요즘 보기 드문 '정규앨범'인데, 12곡이나 들었다. '솔로 준비해야지' 하고 본격화한 것은 1년 전이지만, 2~3년 전에 만들어진 곡도 있다. 처음부터 '정규앨범'이라는 목표로 달려왔다. 밸런타인데이였던 지난 14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라운드 인터뷰에서 문별은 "가수로서 본인 앨범에 12곡 담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기도 하고 꿈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솔로 앨범의 방향성은 어떻게 잡았을까. 문별은 "목소리 내는 것에 자신이 없었고 '이 장르 잘할 수 있을까?' 했다"라며 '내가 좋아하는 음악'과 '청자가 좋아해 주는 음악' 중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러고는 '21세기의 뮤즈 문별'이라는 키워드 아래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걸 하기로 했다. 그는 "요즘은 본인 목소리와 색으로 앨범을 내는 게 제일 뮤즈이지 않나 싶다"라며 "요즘 트렌드를 더 많이 반영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반영하되, 제 색깔을 지켜나가자는 게 커진 것 같다"라고 부연했다.
본인이 생각하는 강점도 다양함에 바탕을 둔다. 그는 "다른 솔로 여가수와 차별점이 될 수 있는 게 노래 안에 보컬, 댄스, 랩을 다 넣을 수 있는 것"이라며 "솔로는 보컬이 많은데 저로서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게 강점 같다"라고 바라봤다. 이번 앨범에는 디스코 펑크, 레트로 펑크 팝, 발라드, 미디엄 템포, 밴드 음악, 영어 곡이 모두 실렸는데, 문별은 "마마무를 통해서 정말 많은 장르를 해왔고 배우다 보니, 12곡을 준비하면서 그것들을 다 써먹을 수 있었던 거 같다"라고 말했다.
타이틀곡은 '터친 앤 무빈'(TOUCHIN&MOVIN)과 '띵커바웃'(Think About)이다. 뮤직비디오부터 먼저 공개한 첫 번째 타이틀곡 '터친 앤 무빈'은 디스코 펑크 장르로 문별의 쿨한 보컬이 특징이다. 기타 사운드의 노래를 하고 싶다는 의견을 전했고, 작곡가들이 문별에 맞춰 '뼈대'를 잡았다. 문별은 "한 곡을 했을 때 지루하지 않게 들리지 않게 하자, 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내려고 했다. 한 부분 한 부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자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활동은 '터친 앤 무빈' 위주로 하지만, 만약 '띵커바웃'이 반응이 더 좋으면 바꿀 의향도 있다. 문별은 "좋은 기회가 있으면 저는 '띵커바웃'도 할 예정"이라며 "저에게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지 않나. 좋은 곡을 여러분에게 보여드릴 기회가 있다면 저는 바꿀 수 있다"라고 웃었다.
'메모리즈'(Memories)도 문별이 무척 좋아하는 곡이다. 수록곡 중 가장 '새로운' 문별을 만날 수 있는 곡으로 '메모리즈'를 꼽았다. 문별은 "제가 최애(가장 좋아하는)라고 뽑을 수 있는 건 밴드 음악이다. '두 번째 세계'를 통해서 '아, 나 이런 음악 좋아했고 이런 음악 잘할 수 있구나' 했다. '메모리즈'라는 곡이 청량하고 청춘 담아서 벅차오를 수 있는 곡"이라고 소개했다.
10번 트랙 '골드'(GOLD)는 유일한 영어 곡이다. 평소 문별이 팬들에게 자주 하는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다른 누구를 사랑할 수 있다'라는 말에서 착안했다. 문별은 "본인 자신이 소중한 존재니까 잊지 말아라, 하고 자존감 높이는 곡"이라며 "좀 많은 분들, 전 세계 팬분들이 듣고 공감했으면 해서 영어로 작업했다"라고 말했다.
12곡 중 문별이 직접 참여한 곡은 '라이크 어 풀'(Like a Fool)과 '그런 밤'(After Sunset)이다. '라이크 어 풀'은 몽환적인 신시사이저와 그루브한 베이스가 매력적이며, 문별의 담담하면서도 아련한 보컬을 감상할 수 있다. '그런 밤'은 언제나 '그 밤'이라는 하나의 시점에 머물러 있는 화자의 이야기를, 단조로운 피아노 코드를 통해 더 집중해서 들을 수 있게 한 곡이다.
문별은 그룹(마마무), 유닛(마마무+), 솔로 모두 경험했다. 솔로를 할 때는 "모든 힘을 쏟아부어야 할 정도로 1부터 100까지를 컨펌(확인·결정)해야 할 상황이 오는데 부담감도 있고 책임감도 생긴다. 많은 걸 혼자서 안고 가야 하니까 어렵긴 하다"라면서도 "뿌듯함이 큰 거 같다"라고 밝혔다. '솔로'로서 경험이 쌓이니, 스트레스도 전보다 덜 받는다고. 문별은 "저 자신도 못 믿다 보니 모두를 못 믿었다면, 지금은 저 자신도 사랑할 줄 아는 마음을 가지니 도와주시는 분들이 더 (잘) 보이더라"라고 말했다.
작업을 '마무리 짓는' 본인만의 기준이 있는지 궁금했다. 문별은 아침에 일어나면 메시지가 많이 와 있다면서 "저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무난한 건 그 누구도 할 수 있지 않나. 앨범 구성품이든 뭐든 제가 갖고 싶어 하는 앨범을 만들자, 이게 제일 첫 번째"라고 강조했다. 이어 "팬분들도 당연히 좋아할 수 있게끔, 득이 될 수 있고 실용적인 걸 생각하면서 준비하다 보니, 이제는 저랑 같이 일하시는 분들도 그게 베이스가 됐다. '별님이 재미없으시답니다. 더 재미있는 거로 부탁드립니다' 하고"라며 웃었다.
문별은 "실물 앨범은 팬분들이 많이 좋아해 주셔야 하는 부분"이기에, '팬의 시선'으로 보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팬들에게 기대하는 반응은 '이게 내 가수다' 할 수 있는 "부끄럽지 않은 가수"다. 그는 "저한테도 그렇고, 마마무 이름 앞에서도 당당한 가수가 되고 싶고, 팬들에게도 '내 가수야' 하고 자랑하고 싶은 가수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첫 솔로 앨범 만족도는 어떨까. 문별은 "이번에 준비하면서 모든 게 만족스럽다"라며 "만족감은 되게 최상이다. 다른 분들이 좋다 싫다를 말해도 저는 만족하기 때문에 되게 행복하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음악을 했을 때 본인이 먼저 만족해야 다른 사람도 만족할 수 있는 건데 본인이 사랑하지 않으면 그 아이는 소용없는 거다. 만족감이 있으니까 저한테도 티가 나는 거 같다, 말과 행동에서도. 이 만족을 저뿐만이 아니라 회사 분들 모두가 만족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데뷔했을 때 '10년 후에 어떤 가수가 되어 있을 거 같으세요?' 이런 질문받은 적이 있었어요. '제가 10년 후에 가수를 하고 있을까요?' 했죠. 20대 때는 감정 하나하나에 힘들었던 게 컸던 거 같아요. '왜 난 힘들까'라는 것에 빠져 살았다면, 과거를 봤을 때 그때 힘들어 봤기에 지금 조금 더 유연해질 수 있었고요. 그때 뾰족했다면 넘어지고 깎여서 동글동글한 사람이 되었구나 싶어요. '둥근 사람이 되자' 하는 목표에 맞는 사람이 된 거 같아서 편하기도 하고요. 앞으로의 문별에게는 지금도 그렇지만 틀에 먼저 가둬두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저 자신 말고도 다른 모든 사람들이 저를 틀에 가둘 텐데 나 자신조차 틀에 가두기 시작하면 그 틀을 못 깨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