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은 2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간담회를 열고 서울시발레단 창단을 공식화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48년 만에 창단된 공공 발레단인 서울시발레단은 '문화도시 서울'의 새 지평을 여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한국 발레가 세계 속으로 나아가는 데 든든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발레단은 '호두까기 인형' '백조의 호수' 등 클래식 발레가 아닌 컨템퍼러리 작품을 중심으로 공연한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국내 발레단이 이미 클래식 발레 위주로 공연하고 있고 최근 세계 발레단 흐름도 클래식 발레와 컨템퍼러리 발레가 5대 5 정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검증된 레퍼토리가 많이 쌓여 있는데 국내 관객은 그중 일부만 경험했다. 해외 레퍼토리를 소개하고 발레의 스펙트럼을 넓혀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발레단은 단장과 정년이 보장되는 전속 단원 중심의 기존 공공예술단과 달리 공연별 맞춤형 프로덕션을 꾸려 운영한다. 매 시즌 선발하는 시즌 무용수와 프로젝트 무용수, 객원 무용수 등이 작품에 참여한다.
안 사장은 "궁극적으로 예술감독 체제를 지향하지만 아직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1~2년 정도는 각 작품별 안무가를 중심으로 무용수를 구성하고 작품을 올리겠다"며 "시즌 단원제는 많은 무용수에게 기회가 갈 수 있다.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 발레단의 신규 단원 인원이 극히 제한적인 상황에서 무용수가 설 수 있는 무대를 많이 만들어 국내 무용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서울시발레단에 배정된 예산은 제작비와 인건비를 포함해 26억 원이다. 연습실은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종합연습실을 사용하고 오는 9월부터 서울 용산구 노들섬 다목적홀 '숲'에 전용공간을 마련한다.
2024시즌은 시즌 무용수 5명(김소혜·김희현·남윤승·박효선·원진호)과 프로젝트 무용수 17명을 선발했다. 박효선은 "국내의 컨템퍼러리 무용수가 해외를 찾는 이유는 컨템퍼러리 발레단이 없기 때문이다. 좋은 무용수와 안무가가 국내 무대에서 활동하는 계기가 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발레단은 올해 3편의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4월 창단 사전 공연 '봄의 제전''(안무 안성수·유회웅·이루다)과 8월 창단 공연 '한여름 밤의 꿈'(안무 주재만)을 무대에 올린다. 10월 공연도 협의 중이다.
오 시장은 "대한민국은 문화 강국이지만 발레 같은 순수예술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아야 명실상부한 문화 강국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며 "서울시는 서울시발레단이 K컬처의 매력을 확장하고 시민의 문화향유 기회를 늘려 '문화도시 서울'의 이미지를 높이는 역할을 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