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을 50여일 앞두고 부산지역 여야 대진표가 점차 확정되면서 선거 열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이 가운데 야당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이른바 '낙동강 벨트' 지역은 곳곳에서 빅 매치가 벌어질 전망이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18일 부산 북강서갑에 서병수 의원을 우선 추천(전략공천)하고 북강서을 김도읍, 해운대갑 주진우, 해운대을 김미애, 사하갑 이성권, 기장 정동만 등 5명을 단수 공천했다.
낙동강 벨트 지역구 가운데 한 곳인 북강서갑은 3선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의 대항마로 5선 중진 서병수 의원이 전략공천되며 부산을 넘어 전국적인 관심 지역구로 등극했다.
전 의원은 20년 가까이 이 지역에서만 표밭을 일궈 왔다. 제18·19대 총선에서는 박민식 전 의원에게 패해 연거푸 고배를 마셨으나, 제20·21대 총선에서 박 전 의원을 상대로 연달아 승리하며 입지를 공고히 했다. 이후 박 전 의원이 수도권 출마를 선언하고 떠나자 문자 그대로 적수가 없는 상황이 펼쳐졌다.
반면 국민의힘에게는 사고 당협이자 '험지'로 분류되는 지역이다. 박 전 의원이 떠난 뒤로 지역 여론이 험악해져 새 당협위원장조차 내세우지 못했다. 결국 국민의힘은 5선 중진이자 부산시장 출신인 서 의원에게 현 지역구인 부산진갑 대신 이곳에 출마해달라고 요청했고, 그가 수락하면서 빅 매치가 성사됐다.
바로 옆 지역구인 북강서을은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맞붙게 됐다.
3선 중진인 김 의원은 오랫동안 북구와 강서구를 넘나들며 지역구 표심을 다져왔다. 지역 현안 사업과 관련해 중앙 무대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법안 발의도 활발하게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의원에게 도전장을 낸 변 전 대행은 정통 관료 출신이다. 부산시 행정부시장 시절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 비위로 사퇴한 뒤 부산시장 권한대행을 맡아 시정을 책임졌다. 이후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등장하며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또 다른 낙동강 벨트 지역구인 사하갑에서는 부산대 총학생회장 선후배 간의 대결이 성사됐다.
이 지역 현역이자 3선에 도전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은 부산대 85학번으로 1989년 부산대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비서로 정계에 입문해 참여정부 청와대 부대변인과 국내언론비서관을 역임했다. 국회에 입성한 뒤로는 8년 연속 민주당 국정감사 우수위원에 선정되는 등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쳐 주목을 받았다.
도전자인 이성권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부산대 88학번으로 1995년 부산대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제17대 총선에서 부산진을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됐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감사와 주일본 고베 총영사 등을 지냈다. 2021년 박형준 부산시장 당선 이후 정무특보로 임명됐고, 부산시 경제부시장으로 활동하는 등 최근까지 시정을 다룬 이력이 있다.
나머지 낙동강 벨트 지역인 사상구와 사하을은 아직 대진표가 확정되지 않았다. 장제원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사상구는 여야 모두 다수의 예비후보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김부민 전 부산시의원과 배재정 전 의원, 서태경 전 청와대 행정관과 신상해 전 부산시의회 의장 등 4명이 도전장을 냈다. 국민의힘은 김대식 경남정보대 총장과 송숙희 전 부산시 여성특보, 황석춘 전 경찰공무원 등이 공천을 신청했다.
사하을은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온 상태다. 민주당은 영입 2호 인재인 이재성 전 엔씨소프트 전무를 전략 공천했다. 국민의힘은 현역 조경태 의원과 정호윤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경선을 치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