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6일 대전 철도 지하화와 관련 "과학수도 대전이 철도 지하화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역량이 된다고 보기 때문에 국가도 적극 지원하고 밀겠다"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전 유성구 ICC호텔에서 '대한민국을 혁신하는 과학 수도 대전'을 주제로 열린 12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도시의 상업, 주거, 문화, 환경 이런 모든 종합적인 경쟁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이 철도 지하화"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대전을 교통의 묘지로 만들었던 경부선과 호남선 철도가 지금은 대전을 동서로 단절하고 도시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됐다"며 "경부선 신대동~옥천 구간, 호남선 오정동~가수원 구간 철도를 조속히 지하화하고 상부는 상업, 주거 문화가 융합된 공간으로 바꿔 나가겠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년 철도 지하화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26년부터 대전 철도 지하화 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하는 등 착공 기반을 제 임기 내에 반드시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또 대전의 과학기술, 세종의 행정 기능, 청주의 바이오 반도체 산업이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광역 교통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며 "그 첫 번째가 바로 대전, 세종, 청주 CTX(충청 Train Express) 사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충청 CTX는 민간투자 신청이 이미 들어와 있기 때문에 정부가 빨리 검토해서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며 "대선 때 청주시민께 약속드린 대로 CTX의 청주 도심 부분 지하화도 반드시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대전 등의 철도 지하화 업무를 담당하는 국토부 소속 사무관이 "땅굴을 파는 마음으로 착실하게 검토해서 사업화를 추진하겠다"고 하자 "이제 사무관이니까, 국장쯤 되면 모든 게 끝나겠다"며 격려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는 이공계 대학원생과 연구원을 비롯한 시민들이 먼저 질문하고 정부 관계자가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소속 연구원이 "연구자들의 파트너로서 연구 행정의 전문성과 중요성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하자 윤 대통령은 토론 도중 마이크를 잡고 "좋은 지적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각 연구소나 대학에서도 좀 경력 있는 분들이 매니저 역할을 해서 신진 연구자들이 제대로 연구 활동에 전념할 수 있게 해야만 과학기술의 융합이 이뤄질 수가 있다"며 "우리나라 연구개발(R&D) 시스템을 혁신해 나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핵심이 바로 연구행정, 매니지먼트에 담겨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런 매니저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는 데 노력해주기를 바란다"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또 "R&D 분야에서도 거대한 마켓(시장)이 형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 워싱턴DC에서 고등국방과학연구소를 방문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연구 과제를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파악해서 과제를 배분하고 지원하는, 이것 자체가 시장"이라며 "이러한 시장을 굴러가게 만드는 매니지먼트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민생토론회는 생중계로 진행됐으며, 지난 13일 부산 토론회 이후 두 번째로 비수도권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황창용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소장, 김의중 연구소기업협회 회장, 김수언 한선에스티 대표이사 등 대전‧충천 소재 출연연 연구원, 이공계 대학원생 및 기업인 등 국민 50여 명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이장우 대전광역시장 등이, 대통령실에서는 성태윤 정책실장, 박춘섭 경제수석, 장상윤 사회수석, 박상욱 과학기술수석 등이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