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북한의 추가 핵실험 여부가 "한반도에서의 군사·정치적 상황이 어떻게 펼쳐지느냐에 달렸다"고 주장한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대사 인터뷰에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외교부 임수석 대변인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전날 타스통신에 보도된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 인터뷰에 대한 질문에 "북한의 핵 개발과 도발을 정당화하는 언급을 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임 대변인은 "북한은 선제적인 핵 공격을 법제화하고 동족을 대상으로 핵 공격 위협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며 마체고라 대사가 이런 '객관적 사실'을 외면하고 한미에 책임을 전가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가 안보 태세를 확고히 하는 것은 북한의 위협과 도발에 대응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당연한 조치"라며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위협이 지속될수록 한미일 3국 간의 안보협력 필요성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마체고라 대사는 7일 보도된 러시아 타스통신과 인터뷰에서 "북한에서 추가 핵실험이 이뤄질지 여부는 한반도에서의 군사·정치적 상황이 어떻게 펼쳐지느냐에 달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미 간 확장억제 또는 북한을 향한 다른 도발적 조치들이 계속된다면, 또는 미 공군의 전략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을 계속 날아다닌다면 북한 지도부가 자국의 방위력 추가 증강을 위해 신규 핵실험을 하기로 결정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런 국면 전개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워싱턴에 있고", "서울에도 그 책임이 있다"고 책임을 돌리면서도, 한국 정부의 책임은 "덜하다"고 덧붙였다고 타스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