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연휴를 하루 앞둔 8일 부산의 관문인 부산역은 고향을 찾거나 여행을 떠나는 시민들의 발길로 붐볐다.
이날 오전 11시 부산역 대합실. 각종 선물세트와 짐 가방을 든 시민들이 열차를 타기 위해 발길을 재촉했다.
비교적 이른 시간이지만 가족 마중을 나온 시민들과 귀성열차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한 데 섞여 빈자리를 찾기가 어려웠다.
열차가 도착하자 승객들이 쏟아져 나왔고 인파 속에서 반가운 얼굴을 발견한 가족들은 한걸음에 다가가 반갑게 포옹하기도 했다.
설 연휴를 맞아 어린아이부터 어르신, 반려동물까지 동행해 열차 시간을 기다렸다. 시민들은 서로를 정신없이 챙기면서도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핀 모습이었다.
부산 연제구에 사는 송낙우(71·남)씨 부부는 "이번 연휴에 서울 사는 아들도 보고 미국에 사는 딸도 보러 갈 예정이라 짐이 한가득이다. 지난번에 손주가 부산 와서 잘 먹은 소고기도 사고 생선도 튀겨간다"며 "세 살 된 손자 볼 생각에 벌써 설렌다. 한 달 전에 보고 못 봤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가족들 마중을 나온 홍순오(66·남)씨는 "일찍부터 손자들 데려가려고 청주에서 부산역에 왔다. 몇 개월 만에 보는 건데 그사이에 얼마나 컸을지 궁금하다"며 "이번 설에는 아이들과 키즈카페도 가고 여행도 갈 예정이다. 큰애가 초등학교 1학년인데 이제 돈을 알 나이가 된 것 같아 세뱃돈도 준비했다"고 들뜬 마음을 전했다.
부모님을 뵈러 고향에 내려온 이들도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생각에 설렘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서울에서 온 한채희(25·여)씨는 "부모님 뵈는 건 6개월 만이고 오빠는 2년 동안 못 봤다. 강아지도 매번 영상으로만 봤는데 너무 보고 싶다"며 "부산에 온 만큼 회도 많이 먹고 부모님께 세뱃돈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주요 전통시장과 유통가 등은 막바지 성수품 장만에 나선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낮 부전시장은 골목마다 인파가 가득해 발 디딜 틈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시민들은 오랜만에 만날 가족과 함께 나눌 음식을 고르느라 여념이 없었다.
몰려드는 인파에 대목을 맞은 상인들은 모처럼 생기와 웃음 가득한 표정으로 손님들을 맞이했다.
본격적인 설 연휴를 앞두고 부산을 오가는 주요 도로에도 귀성 행렬이 서서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남해고속도로 구포나들목(IC)에서 덕천IC교차로 방향으로 2.2km 구간에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구서IC에서 만남의광장 방향으로 1㎞ 구간에서도 답답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도로공사가 예측한 서울~부산 귀성길 최대 소요시간은 9시간 10분, 부산~서울 귀경길 최대 소요시간은 8시간 25분이다.
이번 설 연휴 기간 부산을 오가는 교통량은 하루 평균 89만 2천 대로 지난해보다 1%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아직 본격적인 귀성길 정체가 시작되진 않았지만 평일 오후에 비해 교통량이 많은 편"이라며 "이날 저녁 시간대부터 정체가 시작돼 9일 오전 7~9시 사이 정체가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