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의회 기획행정위원회(위원장 신민호 의원)가 30일 오후 2시 순천 신대 전남도청 동부본부에서 개최한 여순사건 특별법 시행 2년 평가회에서 '여순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 위원인 김낭규 변호사는 여순사건 특별법 시행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허술한 맹점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낭규 변호사는 여순사건 희생자 '대상'을 결정할 때 법률상 희생자가 민간인에 한정됐다며 14연대 장병과 공무원 그리고 단순 가담자 등 신분을 따지지 말고 모두 희생자로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희생자'도 법률상으로는 사망자와 행방 불명자 등으로만 규정됐다며 여순사건 당시 상해를 입었다가 한참 후에 후유증으로 숨진 경우 희생자로 인정하지 않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희생자를 규정하는 시점도 애매한 상황이다.
여순사건 중간에 6·25 전쟁이 발발하면서 희생자가 여순사건 때문인지 6·25 때문인지 여부가 불분명하다는 평가다.
이와함께 여순사건 당시 대전형무소 등 형무소의 대량 학살사건 기록이 존재하지만 시신 수습을 하지 않은 경우 대부분 행방 불명자로 처리되고 사망으로 인정되지 않는 점도 문제였다.
유족들이 시신 수습 과정에서 사진 등 증거를 남길 수 없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형무소에 수감됐다는 사실만으로도 학살 희생자로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설명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여순사건 당시 군사재판과 계엄령에 있어, 계엄법이 1949년 11월 24일 공포됐는데 이승만 대통령은 1년 전인 1948년 11월 17일 제주에 계엄령을 선포했다는 점이 모순으로 부각되고 있다.
여순사건에서도 1949년 11월 24일 계엄법 공포 이전에 계엄을 선포해 군사재판을 받도록 했다면 계엄령 및 이로 인한 민간인 군사재판 모두 무효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낭규 변호사는 이같은 사항들을 설명하면서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에 제대로 역할을 못한 것 같다고 자책하며 유족들에게 연신 죄송하다고 말해 주위를 숙연케 했다.
여순사건 특별법 2년 평가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은 '여순사건 진상조사 보고서 작성 기획단' 구성의 이념적 편향성을 비판했다.
소병철 의원은 "윤석열 정권이 3년 반 남았지만 겨울이 가면 반드시 봄이 온다"며 여수 광양 등 곳곳에서 찾아온 유족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이번 여순사건 특별법 2년 평가회에서 시민사회 대표로 토론에 참석한 김석 순천YMCA 사무총장도 진상조사 보고서 작성 기획단을 강력 규탄했다.
언론 대표로 토론에 나선 오병종 여수복지뉴스 국장은 "전남지사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국방부 장관이나 법제처장의 입장을 물리치고 유족 입장을 우선해야 한다"고 밝혀 큰 공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