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최측근인 주진우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이 무주공산인 부산 해운대갑 출마를 공식화했다. 우선추천(전략공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예비후보를 중심으로 반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주 전 비서관은 29일 오전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부산과 해운대구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모든 것을 쏟겠다"며 부산 해운대갑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출마 포부로 '공익'을 내세웠다. 주 전 비서관은 "검사 시절 부산저축은행 사건 피해자들과 아픔을 같이하며 공익을 지킨다는 보람 하나로 일만 했으나,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원칙대로 수사하다 보복성 좌천으로 공직을 내려놓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국민 삶보다 정치인 사익을 중시하는 정치문화를 반드시 개혁하겠다"고 다짐했다.
지역 공약으로는 반송터널 조기 준공 추진과 도시철도 연장, 정비구역 용적률 제고와 안전진단 면제 등 조속한 재개발 추진, 마이스(MICE) 산업 육성 등을 내세웠다.
검사 출신인 주 전 비서관은 '윤석열 사단'에서도 핵심 인물로 분류된다. 검사 시절 윤 대통령이 대검찰청 중수2과장을 지낼 때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함께 수사했고, 경선 시절 법률팀을 이끌다가 윤 정부 초대 대통령비서실 법률비서관에 임명됐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윤 대통령에 대한 '충심'이 여전함을 드러냈다. 낮은 대통령 국정 지지율에 대한 질문에 주 전 비서관은 "윤석열 정부 들어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고, 한미일 동맹 강화로 안보를 강화하고, 지나친 탈원전으로 무너졌던 에너지 정책도 살리는 등 여러 가지 바로잡은 부분이 있다"며 성과를 부각했다.
그러면서 "국민 눈높이에는 항상 모자라기 때문에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만약 의정활동을 하게 된다면 3년 이상 남은 윤석열 정부를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고 국정에 잘못된 점이 있다면 비판도 하면서 함께 고민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애초에 광안중, 대연고를 졸업한 이력 탓에 부산 수영구 출마자로 끊임없이 거론돼왔다. 그러나 해운대갑 3선 하태경 의원이 서울 출마를 선언하며 떠났고,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수영구 출마를 선언하며 주 전 비서관은 자연스레 해운대갑 유력 출마자로 부상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우선추천(전략공천) 지역 조건으로 '당 소속 현역 국회의원 또는 직전 당협위원장 불출마 지역'이라고 발표하면서 해운대갑은 전략공천이 가능한 지역이 됐다. 그러자 지역에서는 '주진우 전략공천설'이 기정사실화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기존 국민의힘 예비후보 사이에서 반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해운대갑에서는 현재 박원석 코레일유통 이사, 박지형 변호사, 전성하 전 부산시 투자유치협력관이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뛰고 있다.
이들 가운데 박지형 변호사는 "공관위 발표 이후 해운대갑은 벌써 대통령실 최측근 인사가 내정됐다는 소문이 빠르게 퍼지기 시작했다.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어 특정 후보를 밀겠다는 우려가 그저 추측에 그치기를 바란다"면서, "대통령실 최측근 전략공천으로 인한 국민의힘 예비후보 분열은 민주당의 필승전략"이라며 공정한 경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전략공천설과 관련한 질문이 쏟아졌지만, 주 전 비서관은 말을 아꼈다. 그는 "당 공관위가 매우 공정하고 시스템에 의해 공천할 거라고 생각한다. 후보자 입장에서 공천 기준이나 내용에 대해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