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김포골드라인 대책으로 올림픽대로 일부 구간을 중앙버스전용차로로 적용하겠다고 발표하자 서울 강서구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시도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어느정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25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국민과 함께 하는 민생토론회'에서 국토교통부는 김포골드라인 대책의 일환으로 오전 6시부터 8시까지 출근시간대에 맞춰 올림픽대로 일부 구간에 버스전용차로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중으로는 서울 방향으로 한강시네폴리스IC에서 가양나들목까지 11.9㎞구간, 하반기에는 가양나들목부터 당산역까지는 버스전용차로를 도입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내놨다.
그러나 개화IC인근은 대표적인 병목 구간으로 출퇴근 시간이 아닌 시간대에도 상습적으로 정체가 발생하는 곳으로 확장 공사가 계획돼 있지만 아직 공사는 첫 삽을 뜨지도 못한 상황이다.
이와함께 가양나들목도 가양대교로 넘어오는 차량들이 합류하면서 큰 혼잡이 발생하는 지점이다. 때문에 도로를 확장하지 않은 지금 상태에서 중앙차로 1개를 버스전용차로로 운영할 경우 혼잡은 더욱 극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강서구청은 민생토론회 당일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올림픽대로는 매일 아침저녁 극심한 정체로 강서구로 출퇴근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구간임에도 추가 차로 확보가 선행된 후 버스전용차로 도입이라는 강서구의 의견이 전혀 수렴되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추가 차로를 확보하지 않고 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할 경우 더 큰 역효과만 불러올 것이라는 지적이다.
강서구는 특히 "올해 말부터 마곡나루역 일대에 연면적 40만평 규모의 마곡 MICE단지가 본격적 입주를 시작하고 2028년에는 양천향교역 인근 CJ공장부지 개발사업 완공이 예정돼 올림픽대로의 교통체증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서울시도 대놓고 반발하지는 않았지만 난감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해당 구간은 병목이 발생하는 구간으로 근본적으로 확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면밀한 검토가 필요해,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올 상반기 중으로 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하겠다는 국토부의 계획과는 온도 차이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병목이 발생하는 개화IC는 물론이고, 가양나들목의 경우는 가양대교로 들어온 교통량이 합류하는 지점이다.
강서구와 김포시는 물론 자유로를 통해 고양시에서 출근하는 차량과 서울-문산 고속도로를 통해 파주에서 출근하는 차량들까지 한 번에 몰리는 곳인데, 여기에 버스전용차로까지 들어올 경우 도로 혼잡은 극에 달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파주에서 출퇴근한다는 시민 A씨는 "지하철 배차 간격도 길고 대중교통 이용이 힘들어 차량으로 출퇴근 하고 있는데, 파주나 다른 지역은 아주 열외가 된 것 같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강서구에 거주하는 시민 B씨도 "날이 추우면 자가용 이용이 더 늘어나고 마냥 대중교통만 이용하는 것도 아닌데, 그러지 않아도 상습 정체되는 구간에 버스전용차를 만들겠다고 발표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