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지난 20일 지역구 후보자 공모를 마치고 본격 심사 모드에 들어갔다. 공천 심사 과정에서 앞서 민주당이 결론 내지 못한 '올드보이' 출마 문제, 성 비위 의혹 및 막말 논란 후보자 처분 기준 등을 두고 공관위가 어떻게 칼을 휘두를지 주목된다.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공관위는 다음 달 15일부터 지역별 후보자 경선에 들어갈 예정이다. 경선 이전에 공관위는 서류 평가, 적합도 조사(ARS), 면접 등을 통해 후보자를 심사하는데, 시간이 촉박한 만큼 세부적인 심사 기준 논의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공관위는 21일 임혁백 위원장 주재로 3차 회의를 연 뒤 기자간담회에서 구체적인 공천 심사 방향성에 대해 발표한다.
현재까지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공관위는 22대 총선 특별당규(공천룰)에 나와 있는 후보자 심사 감·가산 비율만 일부 확정했다. 공관위는 지난 18일 2차 회의에서 특별당규에 '최대 25%'로 나와 있는 여성·청년·장애인 후보자에 대한 가산 비율을 '25%'로 정했다고 밝혔다. 공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민참여공천제를 주로 논의했고 범위로만 돼있는 가산 비율을 정확히 정하는 등 기본적인 공천룰을 확정했다"고 전했다.
관심이 쏠리는 지점은 우선 올드보이 및 다선 중진 출마자들에 대한 공관위의 판단이다. 앞서 민주당 총선기획단은 지난해 11월부터 9차례에 걸쳐 회의를 열었지만 '올드보이 출마 자제'를 공식 논의 안건으로 올리지 못하고 공을 공관위로 넘겼다. 올드보이 기준부터가 명확하지 않고, 헌법상 불출마를 강제할 수도 없는 사정 등이 걸렸던 것으로 보인다.
공관위 박희정 대변인은 지난 18일 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올드보이 출마 제한 논의가) 아직 없었다"면서도 추후 논의 가능성에 관한 질문엔 "모든 게 열려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공관위는 민주당 검증위원회 단계에서 '적격' 판정을 받은 후보자라 할지라도 논란이 있거나, 검증위가 '부적격' 결정을 보류한 채 넘긴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최종 판단을 내려야 한다.
성추행 의혹을 받는 정봉주 전 의원이나 뇌물 혐의로 재판 중인 노웅래 의원, 울산시장 선거개입 혐의로 1심 유죄 판결을 받은 황운하 의원 등도 검증위에서 적격 판정을 받았지만 공관위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총선기획단이 검증 강화를 요청한 '막말 후보자'에 대해 공관위가 일괄적인 심사 기준을 적용할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최강욱 전 의원의 '암컷 발언'을 옹호한 남영희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수박(비이재명계 의원을 향한 멸칭)을 깨버리겠다'는 발언으로 징계를 받은 양문석 전 통영·고성 지역위원장, 민형배 의원을 비롯해 막말 논란을 빚었던 현역 의원들 모두 검증위에선 적격 판정을 받았다.
공관위는 또 이번에 처음 도입한 '국민참여공천제'에 따라 여론조사, 홈페이지 설문 등을 통해 국민 의견을 취합해 심사 기준을 확정할 방침이다. 당헌·당규상의 △정체성(15) △기여도(10) △의정 활동 능력(10) △도덕성(15) △여론조사(40) △면접(10) 등 6대 심사 기준 중 여론조사를 뺀 5개 항목을 정량화하겠단 것인데, 특정 집단의 의견이 과다대표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련해 박 대변인은 "수렴한 내용을 다 살피는 것이기 때문에 다수 의견이라고 해서 반영되는 구조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