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맞았는데 카드 없었다" 레바논전도 비긴 中, 고형진 심판에 불만 토로

선수들과 인사하는 고형진 주심. 연합뉴스
중국 매체들이 레바논전을 관장한 고형진 심판의 판정에 불만을 드러냈다.

중국은 17일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레바논과 0 대 0으로 비겼다. 지난 1차전에서 타지키스탄과 0 대 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데 이어 2경기 연속 무승부에 그쳤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중국이 앞선다. 중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3위, 레바논은 107위다. 하지만 지난 1차전에서 아시안컵에 처음 출전한 타지키스탄(106위)을 상대로 고전했던 만큼 이날 승리를 장담하기는 어려웠다.

중국 매체들은 경기 전부터 다른 이유로 걱정이 앞섰다. 이날 경기에는 모두 한국 국적의 심판들로 배정됐다. 고형진 심판이 주심을 맡았고, 부심은 김경민 심판과 박상준 심판이었다. 비디오 판독(VAR) 주심은 김종혁 심판으로 담당했다.

중국이 한국 심판을 두려워하는 이유가 있다. 지난 15일 중국의 마닝 주심이 한국과 바레인의 조별리그 E조 1차전을 관장했는데, 한국에만 엄격한 잣대를 세웠기 때문.

마닝 심판은 한국에 무려 5장의 옐로 카드를 무더기로 꺼내 들었다. 손흥민(토트넘)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조규성(미트윌란), 이기제(수원 삼성), 박용우(알아인)은 경고 트러블에 걸려 다음 경기부터 카드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중국 누리꾼들은 이날 경기에 한국 심판이 배정되자 "한국 심판이 중국에 옐로 카드를 몇 장 꺼낼까"라면서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이외에도 "설마 복수하는 건 아니겠지", "공정한 판정이 나오길 바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주의사항 전달하는 고형진 주심. 연합뉴스
중국-레바논전 주심을 맡은 고형진 심판은 전체적으로 관대한 판정을 내렸다. 양 팀 선수들의 과격한 플레이에도 좀처럼 휘슬을 불지 않았다.

전반 14분에는 레바논의 카미스가 공을 걷어내기 위해 발을 뻗었는데, 이 과정에서 다이 와이춘의 얼굴을 가격했다. 다이 와이춘은 그대로 쓰러졌지만, 고형진 심판은 직전 과정에서 중국이 범한 오프사이드 반칙을 먼저 선언했다. 카미스에게는 파울이 선언되지 않은 것.

이에 중국 매체들은 분노했다. '소후닷컴'는 "다이 와이춘이 상대 선수에게 얼굴을 걷어 차였지만, 심판은 옐로 카드를 주지 않았다"면서 "주심은 오프사이드를 선언한 뒤 VAR을 통해 재차 확인에 나섰지만, 결국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중국 누리꾼들도 판정에 불만을 품었다. '소후닷컴'은 "하마터면 얼굴이 망가질 뻔했다", "옐로 카드가 없다니 말도 안 된다" 등 팬들의 반응을 전했다.

고형진 심판은 이날 옐로 카드를 1장만 꺼내 들었다. 전반 30분 볼 경합 과정에서 상대 선수의 복부를 가격한 장위닝만 경고를 받았다.

선수 상태 살피는 고형진 주심. 연합뉴스
전반을 0 대 0으로 마친 중국과 레바논은 후반 들어서도 난타전을 벌였다.

중국은 후반 19분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골키퍼 마타르가 걷어낸 공을 우레이가 가로챈 뒤 문전으로 쇄도해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수비수 카미스가 이 슈팅을 막아내 득점이 좌절됐다.

후반 26분에는 두 팀의 신경전이 벌어졌다. 마타르가 부상 치료를 위해 공을 경기장 밖으로 걷어냈다. 그런데 중국 선수가 이 볼을 잡고 슈팅을 시도하자 레바논 선수들은 불만을 표출했다. 중국 선수들도 이에 맞섰으나, 고형진 심판의 빠른 제재로 다시 잠잠해졌다.

중국은 계속해서 공세를 펼쳤으나 레바논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이날 무려 12회(유효 슈팅 7회 포함) 시도했음에도 무득점에 그쳤다. 극심한 결정력 부재에 시달린 탓에 결국 이번에도 대회 첫 승 사냥에 실패했다.

중국 매체들은 경기 종료 후에도 전반 14분에 벌어진 상황을 언급했다. '시나 스포츠'는 "다이 와이춘이 상대 선수에게 얼굴을 맞았으나, 주심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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