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엔데믹 후 여행자 마약 적발량 310% 급증"

관세청, 인천공항 마약단속 현장 점검
'마약밀수 특별대책 추진단' 체계 점검
지난해 필로폰, 대마, 케타민 순으로 많아
밀리미터파 신변검색기 올해 13대 전국 배치

지난해 5월 전국세관 마약조사관 회의에서 관계자가 적발된 밀수 마약을 전시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여행객이 급증하면서 여행객을 통해 밀수해 들어오는 마약 적발량도 30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은 17일 오전 '2024년 제1차 마약밀수 특별대책 추진단 회의'를 진행하고,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마약단속 현장 점검을 함께 실시했다.

이번 점검은 지난해 10월 출범한 '마약밀수 특별대책 추진단'을 중심으로 마약 단속 체계를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관세청은 지난해 단속한 마약 건수가 총 704건으로 2022년에 단속된 건수보다 9% 감소한 반면, 중량은 769kg으로 전년보다 23%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지난해 단속 1건당 적발 중량은 2022년 810g보다 34.8% 늘어난 1092g으로 1㎏을 넘어섰다.

특히 필로폰 등 이른바 '경성 마약'의 단속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인 점이 눈에 띈다. 단속된 마약 종류로는 △필로폰 155건·438㎏ △대마 212건·143㎏ △케타민 69건·38㎏ △MDMA((메틸렌디옥시메탐페타민) 89건·30㎏ 순으로 조사됐다.

밀수경로는 △국제우편 328건·327㎏ △특송화물 194건·274㎏ △여행자 177건·148㎏ 순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인 엔데믹 추세로 여행자를 통한 밀수는 1년 전보다 적발 중량은 310%나 늘었다.

마약 밀수입국으로는 △태국 101건·187㎏ △미국 213건·152㎏ △독일 44건·93㎏ △라오스 18건·66㎏ 등의 순으로 많았다.

관세청 국제조사과 김현석 과장이 17일 오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열린 '2023년도 관세청 마약밀수 단속 동향 브리핑 및 마약단속 현장 점검'에서 마약류 주요 적발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나채영 수습기자

이날 점검에서는 고 청장과 관세청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밀리미터파 신변검색기'와 신규 도입 장비인 '열화상 카메라'에 대한 시연도 함께 이뤄졌다.

밀리미터파 신변검색기는 공항 보안검색과정에서 볼 수 있는 '문형 검색기'와 비슷한 모양으로, 1~10㎜의 밀리미터파(millimeter wave)를 쏴 반사되는 것을 탐지하는 원리다. 승객의 옷 속에 숨겨진 소량의 가루도 약 3초 만에 찾아낼 수 있다는 게 관세청 설명이다.

현재 인천공항에는 밀리미터파 신변검색기가 총 3대(T1 2대, T2 1대) 설치됐으며, 관세청은 올해까지 전국 주요 공항과 항만에 총 13대를 추가 배치할 예정이다.

관세청은 이번 현장 점검을 연초·방학 등으로 출입국 수요가 높은 지난 11월 범정부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발표된 여행자 검사 강화 조치에 초점 맞췄다고 설명했다.

관세청 국제조사과 김현석 과장은 이날 기자들을 상대로 한 브리핑에서 "해외 입국 여행자를 통한 마약 지수가 전년대비 58%가 급증했다"며 "여행자 밀수 건수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귀하고 있다"고 했다.

고광효 관세청장은 "마약밀수는 그 특성상 단속 활동을 회피하기 위해 밀수수법이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변화하는 환경과 밀수수법에 대응하여 끊임없이 새로운 대응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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