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저녁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만난다. 북러 양국 외교장관은 이에 앞서 한반도 정세와 양국 협력을 논의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최 외무상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양국 외무장관 회담 결과를 푸틴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라브로프 장관과 최 외무상은 대통령에게 회담 결과와 지난해 러시아 극동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내용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외무상의 푸틴 대통령 접견 자리에서는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 일정을 조율할 가능성도 있다. 최 외무상은 앞선 양국 외교장관 회담에서 "지난해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에게 편리한 시기에 북한을 방문할 것을 초청했다"고 확인한 상태다.
크렘린궁도 전날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이 조만간 북한을 방문할 수 있기를 희망하며 구체적인 일정은 외교 채널을 통해 정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낮 모스크바 외무부 리셉션하우스에서 열린 최 외무상과 라브로프 장관의 회담에서는 북러 양국 협력과 한반도 정세 등이 주제로 다뤄졌다.
라브로프 장관은 한반도 상황에 대해 "미국과 그 위성국가들의 정책은 건설적이지 않다. 우리는 긴장을 높이는 어떤 조치도 포기할 것을 계속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동북아의 지속적인 평화와 안정을 위해 전제조건 없이 협상을 시작하는 것을 늘 지지했다"며 "러시아는 독립적으로, 그리고 중국과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관련 제안을 제출했고 그것은 협상 테이블에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양국 정상회담에 대해 라브로프 장관은 "정상회담의 합의를 이행하는 작업이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다.
최 외무상도 정상회담과 관련해 "두 나라 친선 관계를 새로운 높은 단계로 확고히 올려세우고 제국주의 연합세력의 군사적 위협과 도발에 공동으로 대항하기 위한 정의로운 투쟁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한 중대 사변"이라고 평가했다.
또 지난해 10월 라브로프 장관의 북한 방문을 언급하며 "두 나라 외무상이 자주 만나며 유대를 쌓는 것은 쌍무 관계가 두 나라 수뇌부의 의도에 맞게 활력 있게 전진하고 있음을 뚜렷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최 외무상은 이어 연초부터 회담이 이뤄진 점을 언급하면서 "양국 협력을 더욱 높은 단계로 올려세우고 두 나라 인민에게 실질적 이익을 가져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라브로프 장관의 초청으로 지난 14일 모스크바에 도착한 최 외무상은 15~17일 사흘간 러시아 공식방문 일정을 소화한다. 러시아 측은 최 외무상에게 '극진한 대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장관 회담 장소에 들어선 최 외무상은 미리 기다리고 있던 라브로프 장관으로부터 노란 포장지로 꾸며진 장미 꽃다발을 선물받았다. 라브로프 장관의 "어서 오세요"라는 러시아어 인사에 최 외무상은 "고맙습네다. 감사합네다"라고 화답했다.
양국 장관은 거듭 "다시 한번 열렬한 환대에 사의를 표한다"(최 외무상), "북한을 방문했을 때 따뜻하게 맞이해주신 환대를 기억한다"(라브로프 장관)는 등 친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