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하구 일가족 중독 참변 원인 '일산화탄소'로 잠정 결론

국과수 부검 결과 경찰에 전달
혈중 일산화탄소 농도 치사량에 못 미치지만 기존 사례 고려하면 충분히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외상 등 다른 사인은 없는 것으로 확인
경찰 두 사람 사인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잠정 결론
일산화탄소 실내 유입 경위 규명 등 막바지 수사에 집중

일가족 2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진 일산화탄소 중독 추정 사고가 발생한 부산 사하구의 가정집 모습. 보일러 연통이 지붕과 창문으로 밀폐돼 있다. 정혜린 기자
 
부산 사하구 한 가정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일가족 2명의 사인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잠정 결론이 났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사인을 결론짓고, 일산화탄소가 유출된 이유 등 수사 마무리에 집중하고 있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지난해 12월 사하구의 한 공동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A(30대·여)씨와 외할머니 B(90대)씨의 사인을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결론지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국과수 부검 결과 두 사람 모두 혈중 일산화탄소 농도가 치사량에는 다소 못 미치게 나왔다. 일반적으로 혈중 일산화탄소 농도 정상 범위는 0~5% 정도로, 40%를 넘으면 치사량으로 본다.
 
그러나 과거 사망 사례를 고려하면 치사량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로도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 국과수 설명이다.
 
부검 결과 두 사람 모두 외상 등 다른 특이 사항도 없는 것으로 나타나 경찰은 두 사람의 사인을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결론지었다.

부산 사하경찰서. 정혜린 기자
 
사인을 확정한 경찰은 가스보일러에서 나온 일산화탄소가 실내로 유입된 경위를 확인하는 등 막바지 수사에 힘을 쏟고 있다.
 
사고 당시 쓰러진 채 발견된 A씨의 친어머니 C(60대)씨에 대해서도 건강 상태에 따라 참고인 조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C씨는 당시 같은 방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다행히 의식을 되찾고 차차 건강을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C씨의 건강 회복 상태와 기억 여부 등을 살펴 진술이 가능한 경우 진행할 예정"이라며 "정확한 사고 원인과 경위를 밝히기 위해 끝까지 수사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2일 사하구의 한 공동주택에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로 일가족 2명이 숨지고 1명이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고가 났다.
 
요양병원에서 퇴원한 B씨가 손녀 집에 찾아와 3대가 함께 시간을 보내던 가운데 사고가 일어났다는 사연이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더하기도 했다.
 
한편 사고가 난 집이 베란다를 지붕과 창문으로 막는 등 불법으로 증축된 사실이 확인돼 지자체가 시정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경찰은 해당 불법 증축 공사로 인해 외부로 향해있던 가스보일러 연통이 창문과 지붕으로 막혀 사실상 밀폐된 형태였던 만큼 해당 구조물과 사고의 연관성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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