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속과 신호 위반으로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 3명을 치어 숨지게 한 80대 운전자가 첫 재판에서 "합의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12일 춘천지법 형사1단독 송종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 사건 첫 공판에서 A(83)씨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피해자 유가족들과 합의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법정에 선 A씨는 고령으로 귀가 잘 들리지 않는다며 변호인으로부터 재판부의 말을 건네 듣기도 했다.
재판부는 증거자료 채택 과정에서 A씨 측이 피해자 3명 중 1명의 유가족과 합의한 점을 들어 "나머지 피해자 유가족과도 합의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합의가 이뤄졌다는 유가족 측 일부가 "전혀 들은 바가 없다"고 부인하면서 소란이 일기도 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22일 오전 6시 46분쯤 강원 춘천시 퇴계동 남춘천역 인근 도로를 주행하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60~70대 여성 3명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들은 인근 교회에서 새벽 예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A씨는 적색 신호였음에도 신호를 위반해 그대로 주행하다 피해자들을 들이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A씨가 몰던 차량의 속도는 시속 97㎞로 60㎞의 제한속도를 37㎞나 초과해 과속했다.
A씨는 사고 직후 경찰 조사에서 "보행자를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으며 경찰은 피해자들이 모두 사망해 피해 회복이 될 수 없다며 A씨를 구속했다.
A씨의 다음 재판은 오는 2월 27일 춘천지법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