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복수의 호흡기감염병이 동시 유행하는 가운데 올해 첫 주 기준 급성호흡기감염증으로 입원한 환자 '3명 중 1명'은 코로나19 확진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루엔자(계절독감)를 앞선 1위로 900명에 육박했다.
입원환자 절반 이상은 코로나 고위험군인 고령층으로 파악됐는데, 당국은 특히 대면접촉이 증가하는 설 명절을 앞두고 'XBB 계열' 맞춤형 백신 접종을 적극 권고했다.
1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이달 6일까지 급성호흡기감염증으로 200병상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218곳)에 입원한 환자는 2831명으로 집계됐다. 직전 주 대비 약 30%(653명) 증가한 수치다.
이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코로나19 확진자(30.3%·859명)로 파악됐다. 이어 인플루엔자(28.9%·818명),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14.9%·421명), 리노바이러스(9.2%·261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입원환자 대부분은 감염 시 위중증 위험이 높은 65세 이상 고령층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62.9%에 해당하는 540명이다.
최근 코로나19는 지난해 사실상 마스크 착용이 해제(병원급 의료기관·감염취약시설 제외)되는 등 방역 완화와 계절성 요인이 맞물리면서 발생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 이달 첫 주 기준 전국 527개 표본 의료기관을 통해 신고된 신규 환자는 5660명(일평균 809명)으로 전주 대비 6% 늘었다.
당국은 앞서 작년 8월 말부터 코로나19의 법정 감염병 등급을 인플루엔자와 같은 4급으로 하향하면서 감시체계를 전수감시에서 표본감시로 전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상급종합병원 등 병원급 이상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표본감시 결과를 주간 소식지로 공개하게 됐다.
의원급 외래환자를 토대로 집계한 바이러스 검출현황은 이미 작년 1월부터 공지돼 왔으나, 중증을 포함한 코로나19 입원환자 통계가 주간 단위로 발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질병청은 현재 코로나19 외 △아데노바이러스 △사람보카바이러스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리노바이러스 △사람메타뉴모바이러스 △사람 코로나바이러스 등 바이러스 7종과 세균 2종(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클라미디아 폐렴균)에 대해 표본감시를 실시 중이다.
상급종합병원 42곳을 통해 취합한 1월 첫 주 중증급성호흡기감염증 입원환자는 총 227명으로 인플루엔자(31.7%·72명)가 최다였다. 2순위인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19.4%·44명)의 뒤를 이은 코로나19 환자(15.0%·34명)의 2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코로나19는 중증입원환자도 65세 이상이 과반(52.9%·18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중장년이 많았던 단순 입원환자와 달리, 1~6세 소아(14.7%·5명)와 만 1살 미만 영아(11.8%·4명)의 비율이 높았다.
1주간 의원급 외래환자를 대상으로 한 병원체 감시에서는 인플루엔자가 40.9%로 최다치를 나타냈다. 코로나19는 11.8%,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8.8%로 각각 집계됐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2024년부터는 호흡기감염병 표본감시체계에서 코로나19 입원환자의 발생양상 및 중증도 현황을 공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족·친지와의 모임이 잦은 설명절을 앞두고 감염 시 중증·사망 위험이 높은 65세 이상 어르신과 대면면회에 따라 감염위험 증가가 예상되는 감염취약시설 입원·입소자는 XBB.1.5 기반 코로나19 신규백신 접종을 적극 권장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