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 워크아웃 결정 D-1…채권단 "자구약속 이행 시 절차 개시 공감대"

1차 금융채권자협의회 하루 앞두고
2금융권 포함 주요 채권자 회의 개최
태영그룹, 자구 약속·이행경과 설명

태영그룹 윤석민 회장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에서 워크아웃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입장문 발표 후 고개숙여 인사하는 모습. 황진환 기자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 개시 여부 결정을 하루 앞두고 2금융권을 아우르는 주요 채권자들이 태영그룹의 자구 약속을 재확인한 뒤 "계획대로 이행된다면 워크아웃 개시와 이후 실사, 기업 개선 계획 수립 작업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워크아웃 개시 결정은 무리 없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10일 오전 태영건설 워크아웃 관련 현안 논의 차원에서 주요 채권자 회의를 열었다. 태영건설과 태영그룹의 자구 약속 상세 내용 설명 등이 이뤄진 이번 회의엔 국민·농협·신한·우리·하나·기업은행 등 주요 은행 뿐 아니라 새마을금고중앙회, 농협중앙회, 신협중앙회, 저축은행중앙회 등 2금융권 채권단 관계자들도 두루 참석했다.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제1차 금융채권자협의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상황인 만큼, 태영건설과 그룹 관계자들은 이 자리에서 자구 약속의 구체 내용을 재차 설명하며 충실하게 이행할 것임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채권단은 태영그룹이 발표한 자구 약속과 계열주의 책임 이행 방안 구체 내용을 충분히 이해했다며, 그대로 이뤄진다면 워크아웃 개시와 이후 절차가 무리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봤다는 게 산은의 설명이다. 채권단은 이번에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개시돼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면 협력업체와 수분양자, 채권자 등 많은 이해 관계자의 손실과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동의한다"는 의사도 밝혔다.
 
다만 "(워크아웃 개시 결정 후) 실사 과정에서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약속한 자구 계획 가운데 단 하나라도 지켜지지 않거나, 대규모 추가 부실이 발견될 경우 워크아웃 절차를 중단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채권단은 공유했다"고 산은은 설명했다.
 
채권단은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자구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하고 태영건설 관리에 만전을 기해 채권단을 비롯한 사회적 신뢰를 회복함으로써 워크아웃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태영그룹의 약속 이행을 전제로 사실상 워크아웃 개시 동의 의사를 표한 것으로 풀이됐다.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박종민 기자

앞서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이 이뤄졌던 지난달 태영그룹이 채권단에 내놓은 자구 약속엔 계열사 매각과 담보 제공을 통한 태영건설 자금 지원 방안이 담겼다.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549억 원 투입 △에코비트 매각 추진 △블루원 자산유동화·매각 동시 진행 △평택싸이로 지분 담보 제공 등이다. 이 외에도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 윤세영 창업회장이 보유한 태영건설 지분에 대한 경영권 포기, 의결권 위임, 감자·주식 처분 동의 의사를 비롯해 태영건설 보유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거나 매각하겠다는 확약도 자구안에 담겼다.
 
태영그룹이 전날 제시한 추가 자구안엔 SBS미디어넷과 DMC미디어 지분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해 기존 담보대출 760억 원을 초과하는 금액을 태영건설에 지원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런 여러 약속 이행이 지연되거나, 이행됐음에도 태영건설 유동성 부족 상황이 발생하면 티와이홀딩스 지분과 그 핵심 계열사 SBS지분을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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